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한미약품(Hanmi Pharmaceutical)이 다시 회사의 정체성인 R&D에 온전히 집중하며, 10년내 매출 5조원과 영역이익 1조원이라는 비전을 세웠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19일 “이제는 잘해왔던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잘해나갈 일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하며 이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박 대표는 “경영과 대주주의 일을 분리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굳건히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약품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한미맨’으로 품질관리, 생산, 영업, 연구개발 등에 부문에서 근무했다.
이를 위해 한미약품은 비만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9월 발표한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를 통해 이를 공개적으로 드러냈으며, 기존에 바이오와 합성분야로 나눠져있던 연구조직을 질환별로 재정비했다.
그런면에서 내년 하반기가 한미약품에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재현 대표는 이날 서울 교통회관에서 열린 임시주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H.O.P 프로젝트는 한미약품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을 선두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핵심 분야”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차세대 GLP-1/GIP/GCG 삼중작용제 비만 치료제 ‘HM15275’는 현재 미국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 임상2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지난달 근육증가와 동시에 체중을 낮추는 UCN2 유사체 ‘HM17321’은 ‘first-in-class’ 신약으로 개발될 가능성을 확인해 내년 하반기 임상1상에 들어갈 목표”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올해만 글로벌 학회에서 2개의 신규 에셋을 공개했다. HM15275는 근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비만대사 수술(bariatric surgery) 수준의 25% 이상 체중감량 효과를 내기 위해 개발하고 있는 에셋이다. 대사성 동반질환에서 효과를 볼 수 있게 디자인했다. HM17321은 비인크레틴(non-incretin) 수용체인 CRF2(corticotropin-releasing factor 2)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UCN2 유사체이다.
이와 동시에 한미약품은 국내에서 먼저 과체중 및 1단계 비만 치료제로 GLP-1 약물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비만 임상3상 환자 모집을 완료했고, 임상 결과에 기반해 오는 2026년 출시를 목표로 삼고 있다. 박 대표는 “디지털치료기기와 접목한 국내 최초 디지털융합의약품도 개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밖에도 한미약품은 비만 외 대사질환, 암질환, 희귀질환 등에 집중하고 있다. mRNA, 항체-약물접합체(ADC), 표적단백질분해(TPD),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으로 모달리티(modality)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강점을 가진 전문의약품에 대한 입지를 유지하기 위한 신제품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복합신약 ‘아모잘탄’의 누적 매출이 1조원을 넘었고,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제 ‘로수젯’이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누적 처방액 1000억원을 기록해 해당 시장에서 1위가 됐다. 이에 따라 올해도 7년 연속 원외처방 매출 1위를 예상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신규 복합신약 개발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입지를 계속해서 강화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제2의 로수젯, 아모잘탄과 같은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제품 개발도 끝나가고 있다”며 “가장 눈여겨 보는 품목은 저용량 고혈압 3제 복합제 ‘HCP1803’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HCP1803은 고혈압 1차치료제를 타깃하며, 국내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식약처 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계속해서 R&D 투자를 강화한다. 박 대표는 “한미약품은 매년 연구개발에 매출의 13% 이상을 지속 투자하고 있다”며 “R&D 인력도 계속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의 R&D 투자는 2021년 1615억원, 2022년 1779억원, 2023년 2050억원, 2024년 2300억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R&D 인력은 2021년 554명에서 2022년 584명, 2023년 627명, 2024년 675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미약품은 박재현 대표와 7개 부문 본부장(R&D센터, 국내사업본부, 신제품개발본부, 해외사업본부, 제조본부/제제연구소/제조본부)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그룹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앞으로의 다짐에 대해 “한미약품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앞장서 걸으며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혁신과 변화를 주도해 왔다. 지금의 위기가 ‘비 온 뒤 땅이 더 단단히 굳어지는’ 시간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제 사업회사가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만큼, 내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밸류업 검토를 포함해 주주가치 제고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 프로필]
◆경력
現 한미약품 대표이사(23.03~)
한미약품 부사장(제조본부장,2022)
한미약품 전무이사(팔탄공장 공장장, 2018)
한미약품 상무이사(제제연구 및 품질, 2014)
한미약품 제제연구센터 연구원(1993)
◆학력
성균관대학교대학원 제약학 박사(2004)
영남대학교 제약학과(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