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대표
제약산업은 인구고령화, 의료개혁 등과 맞물리면서 단일산업시장에서 IT, 자동차 등과 함께 몇 안되는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IMS Health, Evaluate Pharma 등에 의하면 현재 전 세계시장은 약 1000조원의 시장이고, 향후 2022년까지 3~6%대의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제약산업은 대표적인 규제산업과 동시에 다른 산업에서 갖지 못하는 독특하고도 복잡한 가치사슬(Value Chain)을 갖는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다른 사업들은 기술개발후 특허출원과 동시에 바로 실시(상업화)가 가능하지만 신약을 대표하는 제약산업부문은 동물 및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과 이를 바탕으로 강도 높은 안전성과 효과성을 검증한다. 짧게는 10년, 많게는 15년 가까이 수많은 단계를 거쳐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다른 산업과 달리 실시하지 못한 특허권 보호 기간을 최장 5년 이상 연장해 주고 있다.
이와 같이 기업은 제약산업의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제약산업의 환경변화 트렌드와 이를 바탕으로 경영혁신전략이 필요하다.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 시장환경변화, 제도 및 거시적인 경제 및 정책변화를 바탕으로 예측해야 하고 세부적으로 제약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기술과 미래의 유망품목을 발굴하여 미래에 기회와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기업은 기회와 위협 요인 등을 바탕으로 시나리오 예측을 통해 기업의 전략과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Frost & Sullivan에 의하면 글로벌 메가트랜드 중 각 산업별로 미래의 영향력을 미칠 분야를 분석하였다. 헬스케어 분야는 건강, 웰빙, 웰니스가 향후에 81%로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고, 그 다음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출원이 60%, 시회 반영 및 흐름(Social Trends)가 52%, BRICs 신흥시장이외의 새로운 대안시장 43%이고 다음으로 융합(Connectivity and Convergence)가 39%, 미래 이동성(Future Mobility)이 38%가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같은 미래 전망을 볼 때 헬스케어 분야는 건강, 웰빙, 웰니스가 강화하고 이를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발굴이 가장 큰 미래의 준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ICT기반(74%)의 제4차 혁명의 논의에 있어 항공(51%), 자동차(75%) 등에 비해 헬스케어 분야는 미래의 영향은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Evaluate Pharma에 의하면 처방의약품은 2015년에 $761B에서 향후 2020년에 $1,011B으로 2016년에서 2020년까지 연평균 6.3%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특히, 희귀의약품은 2015년 $102B에서 $217B으로 두 배 가까이 성장이 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질환별로는 고지혈증과 같은 다빈도 질환(Primary care)보다는 암, 다발성 경화증, 류마티스 관절염 등과 같이 특수질환(Secondary Care)의 치료제인 Specialty 의약품이 향후에 지속적으로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실제 시장정보기관인 MIDAS에 의하면 Specialty의약품은 2002년에 전체 의약품중 15%인 563억달러에서 2012년에는 23%로 1,968억달러로 시장이 급속하게 커졌다.
국가별로는 신흥국이 2017년까지 2012년에 비해 72% 성장해 422조원의 시장과 선진국은 7% 성장해 728조원 및 개발도상국은 17% 성장해 153조원을 형성할 것으로 IMS Health는 예측하고 있다. 이는 신흥국의 의료개혁으로 인해 의약품 수요가 급속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도 1978년 500인 사업자로 시작할 당시 2500억원의 시장에서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하는 의료개혁을 실시한 1989년에는 2조7000억원으로 성장해 의료개혁과 의약품 시장은 상당히 연관성을 보여 주었다.
신약의 연구개발 측면에서 바이오의약품과 합성신약의 글로벌 R&D 파이프라인을 보면 임상 2상 후보들을 분석해 보았을 때 합성의약품의 비중이 대체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이는 가운데 바이오 의약품중 항암제(54%), 당뇨(32%) 등이 바이오의약품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이는 것으로 IMS Health(2015.12월 기준)는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기업(상위 50위)이 질환별로 라이센싱 가치가 높은 부분을 Meditrack의 분석(2003~2012년)에 의하면 항암제가 약 55건에 약 $30,000M으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 신경계가 약 30건에 약 $15,000M으로 차지하고 있고,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대사성질환 및 면역질환제 부분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앞서 질환별로 시장 미래전망과 비교시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헬스케어 분야에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은 미래에 중요한 대비책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하려면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야 한다. 유럽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및 정책그룹의 회장인 Martin Curley는 “혁신의 변화는 날아가는 총알보다도 변화가 빠르다”고 하듯이 기업은 선제적이고 공격적으로 혁신의 변화를 맞이해야 한다.
2000년대 글로벌 신약개발의 생산성(Productivity)의 이슈를 극복하기 위해 버클리 대학의 Chesbrough교수의 오픈이노베이션(2003년)이론을 바탕으로 제약분야에 응용하여 상당한 영향과 적용으로 이어졌다. 실제 미국 FDA에서 신약개발비와 허가 건수 등을 고려할 때 2013년 기점으로 개선된 지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다국적 제약기업들의 신약개발 생산성 제고를 위한 오픈이노베이션의 전략은 조금씩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다국적 제약기업들이 외부의 자원을 활용하는 전략을 하다 보니 괜찮은 외부의 신약후보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생겼다. 이로 인해 Deal가격이 높아지거나 개발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실패할 확률이 높은 초기단계로 이동을 하고 있다. 설령 후기 단계의 성공이 약속된 신약 후보물질은 막대한 자금을 지불해야 하고 이로 인해 기업이 가져가는 이윤은 차츰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화이자의 Farm system(질환별 혁신지원센터), GSK의 CCEED(Centres of Excellence for External Drug Discovery)를 통해 자체 연계 또는 외부 자원의 인큐베이션을 통해 기존의 오픈이노베이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수정 또한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와 같이 신약개발에 있어 우리기업들이 세계적인 위치에서 신약개발을 통해 현지화전략인 직접 마케팅하기에는 경험의 부족과 인프라의 한계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국적 기업과 공생적 동반자역할을 통해 학습이 필요하다. 일본의 기업들도 세계화의 전철을 경험한 바와 같이 우리기업들도 다국적 제약기업과 협력을 통해 학습하여 중장기적으로 현지화(Market Access)를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 간의 오픈이노베이션 1.0이 목표한 시장을 바라보고 외부자원에 의존한 기업의 혁신전략이었다. 지금의 현재는 복잡하고 정책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에만 의존하여 미래를 준비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이해관계자(Stake holder)이 있다. 정부, 미디어, 벤처 캐피탈(VC), 대학, 벤처, 아웃소싱 그룹(CRO, CMO, CSO 등), 다국적 기업과 글로벌 네트워킹을 통한 풀어야 할 이해(Interesting)가 너무나도 많다.
이를 위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는 것이 오픈이노베이션 2.0이다. 유럽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 정책그룹(2013년)에 의하면 오픈이노베이션 1.0은 하나의 시장 또는 대안 시장을 위해 외부자원의 의존의 주안점을 두었다면, 오픈이노베이션 2.0은 기업이 거대한 생태계에 들어가 그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연계해야 하는지 네트워킹 기반의 수요자 중심의 전략이다.
다국적 기업들도 메가트랜드를 바탕으로 미래 전망과 전략을 수립했을 것이다. 우리도 이에 맞는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우리가 개발한 신약을 소개하기 보다는 수요자인 다국적 제약기업에 입장에서 1)관심분야(질환)에 2)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있어야 하고, 3)새로운 Target에 과학적으로 입증하려는 신약개발의 선제적인 경영전략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