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한미약품이 지난해 기술수출 수정 계약으로 대규모의 기술료 반환이 발생했음에도 내수 시장에서는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 고유 합성기술로 개발한 개량신약 제품들이 성장세를 견인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267억원으로 전년대비 87.36% 줄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8827억원으로 전년보다 33.00%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303억원으로 81.3% 줄었다.
회사 측은 "2015년 5125억원의 기술료 수익으로 인한 기고효과 및 기술계약 수정이 반영돼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말 사노피와의 기술수출 계약을 수정하면서 1조9600억원을 반환한데 따른 실적 부진이다.
하지만 기술료 손실을 제외한 내수 시장에서는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기술계약 수정효과를 제외하면 지난해 4분기 205억원으로 나쁘지 않은 수치다.
한미약품의 자체 합성기술로 개발한 복합신약 제품들이 선전했다.
지난 2015년 말 출시한 고지혈증복합제 ‘로수젯’은 지난해 19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단숨에 회사 간판 제품으로 도약했다. 로수젯은 고지혈증약 성분인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복합신약이다. 두 성분으로 구성된 복합제는 로수젯이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고혈압·고지혈증복합제 ‘로벨리토’는 전년대비 57.91% 증가한 132억원어치 팔렸다. 로벨리토는 고혈압치료제 '이베사탄'과 고지혈증치료제 '아토르바스타틴' 두 개의 성분으로 구성된 복합신약이다.
고혈압복합제 ‘아모잘탄’은 456억원의 매출로 간판 복합신약 역할을 톡톡히 했고 항궤양제 ‘에소메졸’은 34.1% 증가한 19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제네릭 ‘팔팔’은 195억원으로 전년대비 17.0% 증가했다.
독감치료제 ‘한미플루’가 20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도 주목할만한 현상이다. 한미플루는 로슈의 ‘타미플루’와 주 성분(오셀타미비르)이 같은 후발 제품이다. 타미플루 부속 성분 중 일부(염)를 다른 성분으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특허를 회피해 경쟁 업체보다 먼저 복제약(제네릭) 시장에 진입했다. 한미약품의 합성 기술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한 셈이다.
의약품 조사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지난해 원외 처방실적은 전년대비 14.9% 성장한 4558억원을 기록하며 국내외 제약사 중 2위에 올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기술료 수익 감소 및 기술계약 수정에 따라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성장했지만 내수 시장에서 주력 제품들의 선전으로 기타 매출 부문에서는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