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국내 연구진이 DNA 염기 하나만 바꾸는 유전체 교정 도구 ‘크리스퍼 염기교정 유전자가위(Base Edito)’의 정확성을 최초로 입증했다.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과 서울대 화학부 연수연구원의 김대식 박사는 유전자가위 처리 전과 후를 비교하는 프로그램을 활용, 염기교정 유전자가위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 Cas9)보다 정확성이 높은 것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는 DNA 두 가닥 모두를 자르는 기존 3세대 유전자가위와 다르게 단일 염기 하나만 바꿀 수 있다.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는 DNA의 한 쪽 가닥을 자르는 Nickase Cas9(nCas9)과 시토신을 분해하는 탈아미노효소(cytitdine deaminase)로 구성돼 있는데 nCas9으로 잘려진 DNA 한 가닥에서 탈아미노효소가 시토신(C)을 우라실(U)로 바꾸면, 우라실(U)로 바뀐 염기는 DNA 복구 과정에 의해 티민(T)이 되는 원리로 작동한다.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는 단일 염기를 교체할 수 있어 선천적 유전질환의 발병기전을 밝히고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염기교정 유전자가위가 표적 위치에서 정확하게 작동하는지, 비표적 위치에서 오작동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어 유전자 교정기법으로 널리 활용되기 위해서는 정확성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하는 실정이었다.
연구진은 2015년에 자체 개발한 절단 유전체 시퀀싱 기법(Digenome-seq)을 변형해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정확성을 유전체 전체 수준에서 규명했다. 절단 유전체 시퀀싱 기법은 유전자가위 처리 전과 후를 DNA의 서열을 분석하는 유전체 시퀀싱(Genome Sequencing)방법으로 비교해 잘린 위치를 구별하는 방식이다. IBS 연구진은 지난해 신형 유전자가위 크리스퍼 Cpf1의 정확성을 처음으로 밝히는데도 이 기법을 활용했다.
실험 결과,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평균적으로 인간 유전체 32억 개 중 90곳을 자르는데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는 평균 18곳에만 변이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염기교정 유전자가위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에 비해 비표적 위치에서 오작동할 확률이 현저히 낮아 정확성이 높다는 의미다. 또한, 연구진은 정확성이 더 높은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를 만드는 방법으로 교정할 DNA를 찾아가는 가이드 RNA 말단에 구아닌 염기를 추가해 길이를 조절하면 표적위치에서는 잘 작동하고 오작동할 확률을 줄일 수 있음을 보였다.
연구팀 관계자는 "염기교정 유전자가위의 정확성이 입증된 만큼 앞으로 이를 활용해 단일 염기 변이를 유도하거나 교정해야 하는 유전자 및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고부가가치 농축산물 품종 개량 등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IF 43.113)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연구진은 앞서 지난 2월 28일 염기교정 유전자가위로 동물의 특정 유전자 염기를 바꾸는데 최초로 성공해 같은 학술지에 연구성과를 게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