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샌디에이고(미국)=이은아 기자, 샌디에이고(미국)=김성민 기자
2:28, 2:29, 3:00 "짝짝짝, 와~. 다음 발표자는.."(박수와 함성 소리)
1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샌디에이고의 유명한 양조장 맥주집인 발라스트포인트(Ballast Point). 때아닌 즉석스피치 열전이 벌어졌다. 한국인 과학자, 바이오텍 종사자, 벤처캐피탈리스트가 3분씩 자신의 회사 혹은 연구분야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3분에서 1초라도 시간을 더 쓰려고 하면 휴대전화로 시간을 측정하던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와 청중들이 박수와 함성으로 제지했다. 시간을 2분만 쓴 발표자는 더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한국과 샌디에이고 바이오 생태계 종사자들이 모인 화기애애한 자리였다.
이날 행사명은 '2017 혁신신약살롱과 SDKoBA(SDan Diego Korean biomedical association, 미국 샌디에이고 생명과학자 모임)의 만남'. '2017 BIO 인터내셔널 컨벤션' 개최를 앞두고 이 대표와 미국 현지의 조성환 나노셀렉 바이오메디컬 CTO, 박군호 SDKoBA 회장 등이 합심해 만든 교류의 장이었다. 미국 바이오산업의 심장부인 샌디에이고에서 새로운 혁신신약살롱이 열린 것이다.
BIO에 참석하기 위해 샘디에이고를 방문한 국내 많은 바이오제약기업 등이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동아ST,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 오름테라퓨틱, 툴젠, 에이비온, 뉴라클사이언스, 큐젠바이오텍, GPCR, 인터베스트, 코트라 등이 눈에 띄었다. 현지에서는 일루미나, 스크립스연구소, 솔크연구소. 나노셀렉 바이오메디컬. JK바이오파마솔루션스 등의 기업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즉석스피치의 시작은 박군호 회장으로 '알츠하이머 그중에서도 아밀로이드 전구체 단백질 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예상보다 많은 70~80명이 참석해 일부는 서서 발표를 들어야 했다. 사전에 신청한 17명이 3분씩 회사와 자신의 연구분야, 투자한 회사를 소개했다. 한 발표자는 "우리는 어디에서도 투자를 받은 적이 없는 순수한(?) 곳이라며 많이 투자해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후에는 맥주와 함께 자유로운 교류협력의 시간이 진행됐다. 샌디에이고의 환상적인 날씨와 같은 소소한 일상부터 신약개발 트렌드, 연구협력, 인재 영입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다.
샌디에이고 과학자들은 빠르게 발전하는 현지 바이오산업 발전상에 대해 국내 참석자들에 전했다. 랩코프(labcorp) 김현수 연구원은 "일루미나 회사로 가면 벽 한쪽에 특허가 가득 붙어 있는데 특허가 끝날때 쯤이면 새로운 특허가 자리를 차지한다"면서 "유전체 분석은 결국 일루미나 같은 회사의 장비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성 성장성이 엄청나다"고 소개했다. 한 참석자는 "샌디에이고에서 결혼을 하고 한국에 돌아왔는데 이곳의 날씨를 와이프가 그리워해서 다시 돌아왔다"며 소개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참석한 회사도 여럿 있었다. 국내 한 바이오텍 관계자는 "현지의 우수한 한인과학자를 찾는 목적도 있다"면서 "우리가 하는 분야에 맞는 좋은 분이면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서 인력구하기에 어려움을 겪자 바이오텍이나 스타트업에 거부감이 없으며 도전적인 샌디에이고로 눈을 돌린 것이다.
국내의 대형 제약사 소속 참석자는 "많은 과학자들이 우리 회사에 관심을 가지고 같이 R&D를 진행하자고 제안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