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정부의 블라인드 채용 정책에 발맞춰 제약업계 최초로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한다. 58년 동안 고수했던 한자 자필 기재 입사지원서도 한글 기재 형식으로 변경된다.
동아쏘시오그룹은 동아쏘시오홀딩스를 비롯한 동아에스티, 동아제약 등 주요 사업회사들은 블라인드 채용 방식으로 하반기 인턴 40여명을 채용한다고 11일 밝혔다. 연구∙개발 등 전문직을 제외한 전 부문에 걸쳐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200여명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채용된 인턴들은 약 4개월간 근무하게 된다.
직무능력과 근무성적 등 공정한 평가를 통해 역량이 뛰어난 인턴들은 정규직으로 채용 전환될 예정이다. 블라인드 채용 방식은 향후 정기 공채에도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동아쏘시오그룹은 1959년 공채 1기때 부터 50년 이상 지속해 오던 입사지원서 양식을 전면 수정하고, 불합리한 차별을 초래할 수 있는 사진, 학력, 출신지역, 가족관계 등을 없앤 새로운 입사지원서를 마련했다. 새로운 입사지원서에서는 ‘이름’, ‘연락처’, ‘자격∙경력사항’, ‘직무관련 교육 이수사항’, ‘지원 분야 역량’, ‘가치관’만 기재하면 된다.
면접도 블라인드 형태로 진행된다. 면접관은 지원자의 인적사항을 모르는 상태에서 직무관련 역량평가를 통해 선발할 예정이다.
한자 자필 기재 입사지원서도 사라진다. 동아쏘시오그룹은 1959년부터 입사지원서의 내용을 한자로 자필로 기재토록 하는 까다로운 입사지원서 양식을 고수했다. 새로운 입사지원서는 지원자들이 한글로 내용을 기재하면 된다. 한자 기재 입사지원서가 58년만에 사라지는 셈이다.
회사 측은 "이번 블라인드 채용은 학력, 성별 등으로 발생하는 선입견을 없애 지원자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도입했다"라면서 "이번 채용을 시작으로 향후 부족한 부분은 지속 보완하고 그룹 전 계열사로 확대해 공정한 채용 문화 확산에 앞장 설 예정이다"고 말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1959년 공채 1기를 시작으로 지난해 110기를 채용하며 지속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기준 동아쏘시오홀딩스를 비롯한 동아제약, 동아에스티 등 주요 사업회사의 임직원 수는 2644명으로 2002년 1844명에서 43.4% 증가했다.
한종현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은 “정부가 주도하는 블라인드 채용 정책의 취지에 깊이 공감하고 뜻을 같이하고자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며 “학력, 집안배경 등 겉모습에 가려 기회 조차 얻지 못하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해 꿈을 찾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