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치매(Dementia)는 ‘어리석다’는 의미를 가진 치(痴)와 매(呆)를 합성한 용어로 그 자체로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일본에서 먼저 쓰기 시작한 용어를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치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국회에 치매 명칭을 '인지장애증'으로 바꾸는 내용의 '치매관리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뇌의 신경세포가 손상돼 장애가 생기는 대표적인 신경정신계 질환인 치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한자문화권인 일본, 홍콩 대만의 경우 치매라는 용어를 사용하다가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각각 인지증(認知症), 실지증(失智症), 뇌퇴화증(腦退化症)으로 변경한 바 있다는 설명이다.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명칭 변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국회와 관련 전문가들은 정신분열병(schizophrenia) 이라는 병명이 사회적인 이질감과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조현병으로 변경했다. ‘현악기의 줄을 조율한다’는 의미로 현악기가 조율되지 못했을 때의 모습이 마치 혼란을 겪는 환자의 상태를 표현하다는 뜻에서 비롯됐다.
권미혁 의원은 “치매는 개인과 가족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연대로 풀어야 할 과제”라면서 “인지장애증으로의 명칭 변경으로 치매 환자 및 가족들이 겪는 불필요한 고통을 덜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