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대웅제약이 고른 사업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분기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다. 2015년 간판 제품의 대거 이탈에도 불구하고 신제품, 수탁, 수출 등의 사업 호조로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 140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125.6% 증가했다. 매출액은 2225억원으로 15.4% 성장했다. 2분기 매출 2225억원은 지주회사체제 전환에 따른 분할 이후 신기록이다.
지난 2015년말 대웅제약의 주력 제품의 집단 이탈로 막대한 매출 공백이 발생하며 위기에 닥쳤던 것을 고려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대웅제약은 2015년말 '자누비아', '자누메트', '자누메트XR', '바이토린', '아토젯' 등 MSD와 공동 판매 중이던 5개 품목의 판권이 종근당으로 넘어갔다. 14년간 팔아온 '글리아티린'의 원료의약품 사용권도 사실상 종근당에 뺏겼다. 최소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의 공백이 발생했다.
대웅제약의 분기별 매출을 살펴보면 지난 2013년 1분기 1626억원에서 2015년 3분기 2140억원으로 31.6% 증가하며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그러나 판권 이전 여파로 2015년 4분기부터 1년 동안 분기 매출이 2000억원을 밑돌았고 영업이익도 100억원에도 못 미쳤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4분기 분기 매출 2000억원과 영업이익 100억원을 회복한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급기야 올해 2분기에는 2015년 3분기에 기록한 분기 매출 신기록(2140억원)을 7분기만에 갈아치웠다.
대웅제약의 주요 사업부의 매출을 보면 특정 사업군이 두각을 나타내지 않고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2분기 전문의약품 매출은 152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8% 늘었고 일반의약품(211억원) 매출은 6.6% 상승했다.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의 수출 실적은 지난해 2분기 253억원에서 올해 2분기 293억원으로 15.8% 증가했다.
수탁사업 매출도 198억원으로 전년보다 7.0% 늘었다. 대웅제약은 간판 제품 '알비스'의 제네릭 제품을 국내업체 20여곳에 생산ㆍ공급해주는 등 수탁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고지혈증치료제 ‘크레스토’, 다이이찌산쿄의 항응고제 ‘릭시아나’ 등 새롭게 장착한 도입신약의 매출이 대거 가세한데다 자체개발 신제품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크레스토와 릭시아나는 상반기에만 423억원의 처방실적을 합작했다.
의약품 조사 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올로스타’(성분명 올메사탄+로수바스타틴)는 상반기에 68억원의 원외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회사 주축 제품으로 성장했다. 항혈소판제 ‘안플원서방정’은 59억원어치 처방됐다. 올로스타와 안플원서방정 모두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개량신약이다.
대웅제약이 LG화학의 신약 ‘제미글로’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현상이다. 대웅제약은 자누비아의 판권 이전 이후 지난해부터 동일 계열(DPP-4 억제제) 약물인 제미글로의 판매를 시작했다. 제미글로는 복합제 제미메트를 포함해 상반기에만 351억원의 원외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45.2% 성장했고 대웅제약이 판매를 시작하기 전인 2015년 상반기 125억원보다 180.8% 치솟았다. 대웅제약은 제미글로와 제미메트 판매에 따른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지급받는다. 국내사가 개발한 신약을 또 다른 국내사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제미글로의 상반기 매출은 국산신약의 역대 신기록이다.
특정 사업군에 의존하지 않는 고른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대규모 매출 공백을 단기간에 효과적으로 메운 셈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전 사업군이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고 최근 발매된 신제품들이 순조롭게 시장에 안착하면서 실적 호조를 기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