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유한양행이 지난해 국내제약사의 연 매출 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도입신약과 자체개발 의약품의 동반 선전으로 성장세를 지속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887억원으로 전년대비 9.3% 줄었다고 20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1조4622억원으로 전년보다 10.7%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096억원으로 32.0% 감소했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 1조4622억원은 국내제약사의 연 매출 신기록이며 유한양행이 2016년에 기록한 종전 신기록을 1년만에 경신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3년부터 국내제약사 중 연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당시 옛 동아제약의 분할로 빠진 자리에 처음으로 업계 1위에 올랐다. 지난 2015년에는 한미약품이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앞세워 1조3175억원의 매출로 잠시 선두에 오른 바 있다.
지난 몇 년간 녹십자가 유한양행과 매출 경쟁을 펼쳤지만 지난해 유한양행이 녹십자를 1743억원 앞섰다. 녹십자의 지난해 매출은 1조2879억원이다. 혈액제제와 백신사업의 성장세를 앞세워 전년보다 7.5% 성장했지만 유한양행에는 다소 못 미쳤다.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국내제약사는 유한양행과 녹십자 2곳 뿐이다.
유한양행은 도입신약과 자체개발 의약품의 동반 성장으로 외형 확대를 이뤘다.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 길리어드, 화이자 등 다국적제약사로부터 굵직한 신약을 도입, 내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판매 중인 도입신약 중 길리어드의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는 지난해 1542억원으로 전년보다 10.7% 늘었다. 비리어드는 국내에서 팔리는 의약품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 중인 대형 제품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의 당뇨약 ‘트라젠타’(1012억원)와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737억원)는 1749억원을 합작했다. 유한양행이 지난해 도입신약으로 올린 매출은 3290억원으로 전년대비 16.9% 늘었다. 도입신약의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5%로 전년(24.4%)보다 소폭 하락했다.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한 의약품 성과가 두드러졌다는 점이 주목할만한 변화다.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듀오웰’이 지난해 164억원의 매출로 전년대비 31.% 늘었고, 고지혈증치료제 ‘로수바미브’가 223억원으로 180.6% 상승했다.
지난 2015년 출시된 듀오웰은 고혈압치료제 ‘텔미사르탄’과 고지혈증치료제 ‘로수바스타틴’이 결합된 약물로 유한양행이 자체 임상시험을 통해 개발한 첫 복합신약이다.
2016년 출시된 로수바미브는 고지혈증치료제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로 구성된 복합제다. 로수바미브는 유한양행의 강력한 영업력을 앞세워 출시 2년째에 연 매출 200억원을 넘어셨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유한양행은 자회사 유한화학이 생산한 원료의약품을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에 판매 중이다. 주로 다국적제약사가 판매 중인 신약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원료의약품 수출은 2606억원으로 전년대비 5.8% 늘었다. 유한양행의 해외 매출은 모두 원료의약품 수출로 구성됐는데, 다국적제약사가 판매하는 C형간염치료제, 에이즈치료제, 항생제 등의 해외 매출이 상승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