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
우리가 투자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아마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일 것 같다. 바구니를 땅에 떨어뜨렸을 때 바구니에 담긴 계란이 한번에 다 깨져버리면 오늘 저녁 맛있는 계란요리를 못 먹게 되지 않겠는가?
아래 표는 하이자산운용의 펀드인 '하이 행복 만들기 증권 투자신탁 1호'의 자산구성이다. 개인이 직접 투자할 때와는 달리 펀드의 경우는 보유자산을 분산 투자함으로써 한가지 종목에 투자한 경우보다 손실 위험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자산의 구성은 펀드매니저에 따라 달라지고 시장 변화에 따라서 구성종목 및 비중이 달라지지만 기본적인 의미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한 손실 위험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비상장 회사에 투자하는 벤처펀드의 경우 투자 포트폴리오의 구성의 의미는 위에서 언급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와 같은 의미인가?
아래의 표에도 나와 있지만 비상장사 투자는 투자형태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RCPS(상환전환우선주)의 형태로 투자를 진행하나 양자간의 협상에 따라 CB(전환사채)나 BW(신주인수권부사채) 투자가 이루어진다. 보통주 대비 RCPS의 경우는 투자금에 대한 상환권과 잔여 자산의 우선배분권이 주요한 권리지만 상환권의 경우 배당 가능 이익이 있을 때에만 상환 요청이 가능하므로 투자자의 입장에서 투자 위험을 완전히 줄여준다고 할 수는 없다. 이에 따라 최근 RCPS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차라리 더 낮은 가격으로 보통주 투자를 하려는 시장의 움직임도 있으나 아직 바이오벤처 투자의 경우는 RCPS 투자가 일반화 되어 있다.
펀드매니저는 운용 수수료를 제외한 전체 펀드금액의 80% 정도를 투자하게 되며 보통 10~15개 회사에 투자를 진행한다. 전체적으로 펀드 규모의 10% 정도를 하나의 회사에 투자한다고 보면 계산이 쉬울 것 같다. 물론 초기기업 위주의 투자는 10개 이상, 후기기업의 경우는 10개 미만으로 투자 기업을 조정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초기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의 연간수익률(IRR Internal Rate of Return)은 20% 이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투자기업 가운데 65%이상이 투자 원금도 회수 못하며 25% 정도의 기업은 원금의 1~5배 정도의 수익을 돌려주고 나머지 10%의 기업이 투자금의 5배 이상의 수익을 돌려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위의 표는 투자 이후 회수기간에 따라 multiple과 IRR 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붉은색으로 표시한 투자 6년차에서 펀드를 청산할 때 20%의 IRR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전체 투자금액의 3배를 회수하여야 함을 알 수 있다. 물론 전체 투자를 한번에 집행하지 않고, 한번에 투자금액을 회수하지 않기에 multiple이 3배보다 낮아도 20%의 IRR을 달성할 수 있지만 결국 펀드의 수익률을 좌우하는 것은 투자금의 5배 이상을 회수할 수 있게 해주는 10%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투자 당시에는 어느 기업이 10%에 속하는지를 모르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투자자는 start up에 투자할 때 투자 이후 5~7년이 경과하면 모든 투자 기업이 투자금액 대비 10배 이상을 회수하기를 원한다. 적어도 10개 기업 가운데 하나는 투자자에게 투자금의 10배 이상을 돌려주어야 펀드의 투자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이고 어느 회사가 수익을 달성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10배 이상의 수익을 목표로 하는 것은 너무 과도하지 않냐고 질문하는 벤처펀드 목표수익률의 비밀이다. 물론 펀드 운영자의 천부적인 감각으로 평균 이상의 성공률을 기록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종종 IRR은 100% 이상을 기록하기도 한다. 운영기간 동안 매년 원금이상의 수익이 나는 결과이다.
그러나 실제 투자과정에서 투자자의 경험과 과거의 자료에 근거하여 판단할 때 투자기업이 안정성은 높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 투자자는 투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곧 상장이 될 일정 규모이상의 매출 및 수익이 발생하는 기업의 경우라면 펀드 투자 안정성을 위해 투자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요소는 기업의 폭발적 성장 가능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 회사는 절대 망하지 않고 매년 일정액을 주주에게 배당할 수 있습니다”보다는 “우리 회사는 망할 수는 있지만 만약 성공한다면 당신에게 100배의 수익을 돌려줄 수 있어요”가 투자자가 원하는 답이 아닐까?
투자자는 기업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다양한 검증 노력을 기울이지만 기본적인 목표 시장의 설정 및 경쟁관계 분석 등 기업의 경쟁요소를 표현하기에 앞서 기업가는 회사의 사업모델이 위의 투자자가 원하는 목표수익률과 얼마나 잘 부합되는지를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