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국내 연구진이 노인성 근감소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약물 재창출(Drug Repositioning) 방식으로 발굴된 신약 후보물질은 국내 기업으로 기술이전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노화제어연구단의 권기선 박사팀과 정선근 서울대병원 교수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노인성 근감소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노인성 근감소증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근육이 감소하는 질환이며 60대의 유병률이 10% 이상으로 인구 고령화에 따라 급속히 증가하는 질환이다. 노인성 근감소증은 골격근의 감소로 인해 낙상 및 신체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것는 물론 대사질환, 비만, 당뇨, 골감소증 등과도 관련이 깊다.
연구팀은 약물 재창출 전략으로 노화마우스에서 근육 개선 효과가 뛰어난 세틸피리디늄(CPC)을 발굴했다. 노화 마우스에 CPC를 투입해서 악력, 근지구력 등을 실험한 결과 기존 노화 마우스에 비해서 CPC를 투입한 마우스가 약 20~25% 근육 개선 효과가 있었다. CPC는 기존의 인두염/구내염 치료제이며 가글에도 함유돼 있는 살균제 성분이다.
연구팀은 또한 근육분화의 척도인 발광효소 (luciferase)를 이용해 분화정도를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근원세포주를 제작 하고 고속대량스크리닝(High Throughput Screening, HTS)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CPC가 근감소증을 비롯한 다양한 근력약화 관련질환의 치료에 적용될 수 있다는 내용을 국내 특허등록 및 해외 4개국에 특허출원(중국, 일본, 미국, EU)했다.
이 특허기술은 노인성질환 건강식품 원료 생산 및 신약개발 연구 기업인 비티씨에 정액기술료 12억원 및 경상실시료 총매출액 3%로 전용실시권 계약으로 기술이전됐다.
2016년 10월 WHO는 고령화에 따라 급속히 증가하는 환자 추세에 발맞추어 노인성 근감소증에 질병코드를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의약품 시장을 열었다. 근래에 글로벌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활발히 근감소증 약물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미국 FDA에 허가받은 노인성 근감소증 치료제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권기선 박사는 "다국적 제약사는 근육 저해인자인 마이오스타틴을 표적으로 한 항체바이오로직스를 중점 개발하는 반면, 생명연은 근육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저분자 물질을 개발했다"면서 "하루빨리 임상 시험을 거쳐 건강한 고령사회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생명연의 ‘전문연구단(노화제어)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고령화대응 Reverse Aging 노화과학 기술 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