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승환 기자
노바티스(Novartis)는 겸형적혈구증(sickle cell disease, SCD) 치료제 ‘크리잔리주맙(crizanlizumab)’에 대한 바이오의약품 품목허가신청서(Biologics License Application, BLA)를 제출했다고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크리잔리주맙을 우선 심사(Priority Review) 대상으로 지정했다.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치료제는 심사 기간이 10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된다. 노바티스에 따르면 크리잔리주맙이 FDA로부터 승인받게 될 경우, 크리잔리주맙은 겸형적혈구증 환자의 혈관막힘위기(vaso-occlusive vrises, VOCs) 증상을 방지하는 첫 번째 단일클론항체가 될 전망이다.
적혈구의 아미노산 돌연변이로 발병하는 겸형적혈구증은 낫 모양의 비정상적인 적혈구가 만들어져 악성 빈혈과 모세혈관 괴사를 일으킨다. 겸형적혈구증 환자의 모세혈관 괴사 과정에 혈류가 막히는 혈관막힘위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혈관막힘위기 증상이 만성적으로 발생할 경우, 혈액공급중단으로 인한 장기부전, 손상 등이 생겨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노바티스에 따르면 미국의 겸형적혈구증 환자 중 86%가 혈관막힘위기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 갑작스러운 혈관막힘위기 증상으로 인한 응급실방문횟수는 매년 19만7000회 정도이며, 환자 1인당 평균적으로 연 2회 방문한다고 한다.
혈관내피세포의 P-셀렉틴(P-selectin)에 결합하는 단일클론항체 크리잔리주맙은 혈관막힘위기 증상의 발현을 방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LA 신청의 근거가 된 임상2상(SUSTAIN, NCT01895361)에서 크리잔리주맙은 연간 혈관막힘위기 증상 발생 비율을 위약그룹 대비 45.3% 감소시켰다. 혈관막힘위기 증상이 발생하지 않은 비율은 크리잔리주맙 투여그룹 36%, 위약그룹 17%였다. 첫 번째 혈관막힘위기 증상이 발생하기까지 걸린 기간 중간값은 투여그룹 4.07개월, 위약그룹 1.38개월이었으며, 1년 동안 혈관막힘위기 증상으로 입원한 날짜 수 중간값은 투여그룹 4.00일, 위약그룹 6.87일이었다.
SUSTAIN 연구에서 크리잔리주맙 투여로 인한 부작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투여그룹에서 Grade 3 이상의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는 발열(pyrexia)과 관절통(arthralgia)이 생겨난 1명(0.9%)이 있었으며, 그 수는 위약그룹과 같았다. P-셀렉틴은 면역세포의 이동에도 관여하기에 면역 관련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노바티스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각 그룹에서 감염 발생 비율, 호중구 감소증 발생 비율을 비교했는데, 두 조건 모두 그룹 간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감염 발생 비율은 투여그룹 53.0%, 위약그룹 53.2%였으며, 호중구 감소증 발생 비율은 투여그룹 3.1%, 위약그룹 6.5%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