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국내 체외진단업계에서 유니콘 기업으로 주목받던 젠바디가 부활했다. 지카바이러스 진단키트 대량생산 및 수출 노하우를 활용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의 글로벌 수출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젠바디는 2016년 지카바이러스 유행 시기에 세계 첫 신속진단키트를 개발, 공급해 연이어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달성함으로써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19년 주요 거래선인 브라질 수출 물량이 크게 줄면서 침체기를 겪어왔다.
젠바디는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인 'GenBody COVID-19 IgM/IgG'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출 허가를 획득했으며 현재까지 총 15개국과 약 620만개 테스트의 수출 및 LOI(Letter Of Intent)를 진행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5개국, 남미에서는 파나마, 브라질,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칠레, 도미니카 등 6개국, 그리고 유럽 지역 내에서는 헝가리, 아일랜드, 터키 등 3곳과 아프리카 지역의 나이지리아 등이다. 우선 계약이 완료되고 선적 중인 곳은 10개국 100만명 이상을 테스트 할 수 있는 양으로 수출 규모는 396만달러(약 48억4000만원)에 이른다.
젠바디의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는 한 두 방울 소량의 혈액을 검체로 하여 약 10분 이내에 진단이 가능한 면역학적 방식의 키트이다. 6시간이 소요되는 일반적인 검사와 비교해 빠르게 현장 진단이 가능하며, 무증상기를 포함한 불특정 다수의 검사를 진행하기 용이하다.
젠바디는 키트 개발을 위해 지난달 중국 장쑤성 질병통제센터(CDC)를 비롯해 상하이 및 우한 지역 병원들과 협력해 연구와 임상을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해 감염 후 항체형성기에는 96~100%의 정확도를 입증했다. 개발된 키트는 지난 2일 유럽 CE 인증을 마쳤으며, 세계보건기구(WHO) 협력 기관인 FIND(The Foundation for Innovative New Diagnostics)의 제품 리스트에 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또한 미국 FDA에도 긴급 사용 승인 신청을 준비중이다.
젠바디는 특히 2016년 지카바이러스 유행 시기에 진단키트 대량생산 및 수출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신속진단키트의 핵심 원료인 항체도 자체생산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통해 수출선을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점규 젠바디 CTO는 "신속진단키트는 경제적인 동시에 빠르고 간편한 현장진단이 가능한 만큼 다수의 감염자를 대상으로 한 스크리닝(선별) 검진에 특히 기여할 수 있다"며, "현재 키트에 대한 주문 요청이 폭증하고 있지만, 충분한 공급을 위해 생산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