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바이오솔루션이 줄기세포 엑소좀을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엑소좀을 고순도로 분리하고 선택적으로 정제하는 기술에 앞서 줄기세포가 배출하는 엑소좀의 양 자체를 늘리는 기술이다. 바이오솔루션은 이 기술을 활용해 'CAR-T 엑소좀' 등 새로운 난치성 치료제 개발에 도전할 계획이다.
29일 바이오솔루션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줄기세포가 배출하는 엑소좀의 양을 최대 1600%까지 향상 시키는 방법을 발굴했고 이에 대한 국내 특허를 획득했다. 이번 특허는 줄기세포라는 '모체'가 엑소좀이란 '모사체'의 배출량을 높이는 신호 단백질을 발견하고 줄기세포 배양 조건을 조절한 기술에 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락토페린과 칼슘 등을 활용해 엑소좀의 생산능력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줄기세포가 배출하는 여러 인자들은 인위적인 합성이 가능하지만, 엑소좀만은 복잡한 구조와 각기 다른 성분으로 인해 합성이 불가능하다. 또한 줄기세포 엑소좀은 30~200nm의 작은 크기로 이를 분리하는 방법이 복잡하고 분리 비용 역시 높다. 결국 이러한 엑소좀 대량 확보 기술의 한계는 줄기세포 엑소좀 상업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바이오솔루션은 많은 시행 착오를 통해 락토페린 등을 활용해 줄기세포가 배출하는 엑소좀의 양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법을 발굴했다. 각 줄기세포가 엑소좀을 수천개(기존 수백개)를 배출하도록 유도하는 기술이다.
특히 이번 특허에서 발굴된 단백질 락토페린은 엑소좀의 생성 신호를 전달하고, 줄기세포의 모양과 특성을 가지는 엑소좀의 '기본적 자질'은 그대로 유지하는 특성을 보여준다. 또한 락토페린은 세포의 종류와 무관하게 엑소좀의 생성을 증대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이번 특허에서도 세포의 종류와 무관하게 이 기술을 범용적으로 적용 가능함에 대해 특허성을 인정 받았다.
바이오솔루션은 이번 특허를 통해 줄기세포를 통제, 재생하는 핵심 물질인 엑소좀 생성을 높이는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연구들은 부족한 줄기세포 엑소좀 생성량 때문에 줄기세포 대량 배양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거나 손실이 적은 분리법 등을 찾는 방법으로 문제점을 해결해 보고자 하는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바이오솔루션은 줄기세포 스스로 엑소좀의 자연배출을 높이는 방법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는 설명이다. 이 기술은 기존 줄기세포 배양과 분리법 등과도 현재 특허 기술이 조합 가능다.
연구를 담당한 김준호 박사는 "줄기세포 엑소좀은 뛰어난 효능에도 불구하고 의약품에 적용하기에는 그 생성 양이 적다는 측면에서 경제적 관점에서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었다"면서 "다년간의 연구를 통해 엑소좀의 생성 원리와 부합하는 단백질을 발굴했고, 줄기세포가 스스로 엑소좀을 배출을 높이는 조성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재생과 면역 조절에 근간을 둔 치료효과로 난치성 질환에 적용돼 왔다. 줄기세포 엑소좀 역시 줄기세포 없이 세포 치료제 역할을 수행하는 특성을 인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성 진환 치료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이정선 CTO는 "줄기세포 엑소좀 기술을 기반으로 난치성 치료제 개발에 도전할 계획"이라면서 "이번 기술은 지방 줄기세포 뿐만 아니라 면역 세포, 유도 만능 줄기세포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와 같은 다양한 줄기세포에 적용 가능 하기에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이는 치료제 개발에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솔루션은 특히 차세대 CAR-T 치료제에 엑소좀 연구를 접목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다.
초기 CAR-T 의약품은 혈액암에 효과적인 치료 능력을 보였지만 고형암에서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따라 차세대 CAR-T의 경우 CAR-T에서 배출되는 인자들 (secreting factors)을 강화해 T세포의 접근이 어려운 고형암을 공격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특히 CAR-T에서 배출되는 인자들 중 엑소좀은 CAR-T의 특성을 그대로 모방하고 나노입자로 침투율이 좋아 고형암에 높은 접근성을 가진다는 설명이다.
이정선 CTO는 "엑소좀을 강화할 경우 CAR-T의 능력을 배가 시키는 특성으로 더욱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면서 "이번 엑소좀 강화에 대한 기반기술을 시작으로 CAR-T 엑소좀 분야라는 신 분야에 선도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솔루션은 추가 기술 개발을 통해 엑소좀 제법 시장 진출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현재 엑소좀 제법과 관련해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들은 Fujifilm, Thermo Fisher Scientific, Danaher, Illumina, Qiagen 등 글로벌 기업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바이오솔루션 관계자는 "줄기세포의 엑소좀 생성을 촉진하는 기술은 글로벌 기업들과 차별화 돼 있어 치료제 개발 외에 줄기세포 엑소좀 배양 및 원료 판매 등의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