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현재까지 장내 미생물이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에 영향을 끼친다는 많은 보고가 되어왔다. 그러면 면역항암제 뿐만 아니라 다른 접근법의 항암화학 치료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프랑스 구스타브 루시(Gustave Roussy) 암 연구소는 장내 미생물의 암 항원과 유사한 펩타이드 서열을 인지하여 활성화된 T세포가 항암화학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결과를 지난 21일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DOI: 10.1126/science.aax0701). 이는 박테리아 방어 기전으로 알려진 '분자모방(Molecular Mimicry)'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장내 미생물과 항암화학치료 시너지 효과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2013년 로렌스 지프보겔(Laurence Zitvogel)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항암화학치료제인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Cyclophosphamide, CTX)의 항암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DOI: 10.1126/science.1240537). 결과에 따르면 비만 세포종(Mastocytomas, P815) 쥐 모델에 CTX를 처리했을 때 도움T세포 17(Helper T Cell 17, Th17) 및 기억T세포(Memory T Cell, Tm)가 증가하여 암의 성장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그람양성(Gram Positive)균 중 하나인 Enterococcus hirae(E. hirae)를 제거하는 반코마이신(Vancomycin)을 처리하게 되면 CTX에 의한 T세포 활성화 및 암 억제효과는 줄어들었다. 여러 장내 미생물 가운데 E. hirae가 CTX 항암 효과를 높이는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메커니즘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DNA 복제를 방해하는 알킬화 약물(Alkylating Agent) CTX는 급성 림프구 백혈병, 난소암, 자궁경부암 치료를 위한 항암제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비특이적인 CTX의 세포독성 때문에 장 손상으로 인한 장 투과성이 증가된다. 이렇게 투과성이 증가된 장을 통해 E. hirae 같은 특정한 박테리아가 2차 림프기관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2차 림프기관으로 이동한 박테리아에 의해 Th17 및 Tm세포가 증가하여 암 억제 효과를 증가시킨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하지만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2차 림프기관으로 이동한 박테리아가 암 특이적인 T세포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