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은 27일 "바이오시밀러, 바이오신약의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로 세계 10대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회사의 비전을 밝혔다.
이날 김 사장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16년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에서 '바이오제약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과 방향'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셀트리온의 바이오의약품 시장 공략 노하우를 소개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3년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유럽에서 허가받았으며 지난 4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획득했다. 램시마는 얀센이 판매 중인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다.
김 사장은 "램시마는 전 세계 70개국 이상에서 판매 중이며 유럽에서는 올해 1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 32%를 차지했다. 올해 말까지 유럽에서 40~50%의 점유율을 기대한다"면서 "연간 5조원 규모의 미국 시장에서 50% 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김 사장은 다른 기업들이 시도하지 않은 분야를 먼저 두드리는'역발상 전략'을 셀트리온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셀트리온은 신약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일반적인 제약사들의 비즈니스 접근법과는 달리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통한 사업기반 구축(CMO사업)→자체제품 개발’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추진했다. 다른 회사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면서 초기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설비 운영 노하우, 품질관리 기술 등을 축적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5개의 바이오시밀러와 3개의 바이오신약을 개발 중이다.
김 사장은 "2000년대 초반 2006~2007년쯤 되면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면서 "35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설비를 확충했는데 당시 사기가 아니냐는 얘기도 많이 들었지만 남들보다 먼저 가야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2012년 이후 대형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잇따라 만료된다는 사실에 착안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었다. 김 사장은 "과거 투자자들을 만났을 때 항체의약품은 카피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우리는 가이드라인은 만들어질 것이며 항체의약품도 카피가 가능하다는걸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항체의약품의 카피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김 사장은 '과감한 투자'가 없었으면 지금까지의 성과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3조5000억원을 투입해 제조설비를 구축하고 글로벌 임상시험을 수행했다"면서 "몇 년 투자하다가 안되면 접는 것이 아닌 믿음을 갖고 꾸준히 장기 투자를 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해 빠른 시일내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시각을 견지했다.
김 사장은 "올해 셀트리온의 연구개발비 투자금액이 3000억원 가량인데 세계 선두권 다국적제약사는 8조~9조원을 투자한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몇조원 수준으로 늘어야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글로벌 신약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자체적으로 해외 판매망을 구축하면 국내의 많은 신약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한국 바이오제약기업들이 세계 50위권에 이름을 올릴수 있는 기회는 빨리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