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골드 베터파마(Vetter Pharma) 부사장
바이오/제약회사가 새로운 비경구용 제품(parenteral product) 개발을 시작할 때, 제조 파트너는 회사에 ‘마지막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시작하라’는 얘기를 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 주요 글로벌 의약품 트렌드를 보면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환자들의 요구와 기대가 변하면서 약물의 효능은 물론 더욱 환자 친화적(patient-friendly) 요소인 안전성, 편의성, 준법성, 차별성을 가진 새로운 주사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약물개발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우선순위를 바꾸고 있다.
비경구용 제품은 현재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의 주요 성장동력이다. 비경구용 제품이 글로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2%(6040억달러)에서 2026년 55%(1조206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어떤 다른 형식의 약물보다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평균적으로 미국 FDA로부터 승인받는 약물 중 40% 이상이 주사형이고, 피하 혹은 근육내 주사제품 승인 비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비경구용 약물 시장은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성공적인 약물개발을 위해서는 약물의 효능 외에도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임상, 상업화, 물류, 사용 등 제품이 개발되고 사용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대한 명확하고 완전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확실한 시장의 수요나 제품의 차별화된 특성 및 상업성은 약물 자체 혹은 약물의 기전만큼이나 중요하다. 이러한 비경구용 약물에 사용될 주사형식의 전달시스템은 말할 것도 없다.
물론 기존 약물 개발에도 이러한 요소들은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 하지만 비경구용 약물의 경우 개발 시작단계에서 제품의 주요 특성이나 시장 수요를 정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시장형성 트렌드
바이오/제약 회사들은 기존 약물 사용의 재정의를 통해 비경구용 약물 및 전달시스템 개발을 시작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크게 만성질환, 개발 비용, 홈케어, 코로나19라는 글로벌 트렌드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만성질환= 당뇨, 심장질환, 알츠하이머,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와 같은 만성질환을 겪는 환자들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만성질환 치료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도 증가하고 있다. 만성질환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글로벌 헬스 시스템이 감당해야 할 치료 요구가 상당히 증가하게 될 것이다.
◇개발 비용= 치료법은 점점 전문화, 표적화, 개인화되어가고 있다. 이는 새로운 치료법은 작은 집단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며 더욱 복잡한 공정을 필요로 하고 더 많은 비용이 요구된다는 의미다. 이에 바이오/제약사는 약물 개발 비용과 시간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홈케어(Home care)= 환자가 치료받는 장소를 의료시설이 갖추어진(clinical setting) 병/의원에서 환자의 집으로 옮기는 것이 의료비용 절감의 주요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홈케어는 의료진들의 업무량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줄일 수 있으며 환자들과 간병인에게도 편의를 제공한다. 이에 많은 바이오/제약회사들이 제품 개발 전략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러한 모든 트렌드는 코로나19라는 글로벌 팬데믹에 의해 가속화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의료시스템은 그 어느때보다 원격으로 환자들을 관리하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환자들도 최대한 집에 머무르길 원한다. 이는 바이오/제약회사가 효율적인 새로운 형식의 치료제를 만들게 했으며, 환자들이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율적이고 편리한 약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게 했다.
이와 같은 트렌드는 주사형 제품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꿨다. 지금까지는 주사형 약물의 효능만을 고려했으며 주사는 직접 의료기관에 가서 치료받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편리성을 최적화한 딜리버리 시스템을 통해 집에서 스스로 주입할 수 있는 장기적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하는 수요를 위한 딜리버리 혁신
현재 치료제 시장은 치료 효능이 좋은 제품만이 아니라 쉽고 안전하게, 안정적인 배송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된 제품을 원한다. 이러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제약회사는 약물의 효능, 치료 타깃, 상업화 이상의 것을 생각해야한다. 주사기 제품을 시장에 출시할 경우 주사기 사용에 대한 편의성이나 환자친화도를 고려해 약물 개발 전반에 걸친 개선이 필요하다.
이는 제품의 포장과 전달 시스템을 통해 개선될 수 있다. 현재에도 약물 개발은 이러한 관점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몇몇 제품들은 이미 비경구용 제품에서 사용자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하고 있다.
◇프리필드 시린지(Prefilled syringes)= 프리필드 시린지는 쉽고 안전하게, 사용할때마다 정확한 용량을 전달할 수 있는 사용자 친화적인 방법이다. 이러한 ‘ready to inject’ 형식의 의약품을 이용하면 환자들은 정해진 용량의 약물을 간편하게 주입할 수 있다.
◇펜과 오토인젝터(Pens and autoinjectors)= 펜, 오토인젝터와 같이 편리하고, 간단한 2차 포장은 장기간동안 스스로 약물을 주사해야하는 환자들에게 유용하다. 특히 신체적인 능력이 좋지 않은 환자들에게 더욱 필요하다.
◇웨어러블(Wearables)= 많은 치료는 특정하고 일정한 양의 약물을 주입하는 형식인데, 이러한 경우에는 클립(clip)이나 스티커형식의 비경구용 전달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기기들은 약물을 환자에게 일정하게 투약할 수 있고, 환자 개개인의 복장이나 생활양식에 구애받지 않는다.
◇스마트기기와의 연결(Connected smart devices)= Pharma 4.0은 환자 개개인의 투약용량에 대한 정보와 데이터 수집 및 리포팅 기술을 결합시킨다. 이러한 시스템은 투약을 간편하게 하며 의사 및 환자들에게 치료에 대한 인사이트를 줄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약물 전달방법들은 장기적인 주사 치료를 필요로하는 환자들에게 더욱 간편한 치료 및 관리법을 제공한다. 글로벌트렌드가 환자 친화적인 제품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주사형식의 개발은 제품 개발 계획에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트너에 대한 중요성
새로운 형식의 비경구용 제품들은 시장에 새로운 가치를 주기도 하지만 ‘생산 복잡성’이라는 다른 문제를 주기도 한다. 글로벌 트렌드가 환자 친화적인 방향으로 흘러감에 따라 제조 공정의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비경구용 약물 생산의 충전 및 포장 마감 공정은 한단계로 마무리된다. 이와 같이 제품의 2차 포장에서도 발전이 있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허가, 품질, 세부공정에 대한 발전도 따라가야 한다.
약물 전달 방식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알맞은 전략적 파트너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이오/제약회사들은 제품 생산 및 출시 시점만이 아닌 개발 전 과정에 관여할 수 있는 다방면의 기술, 맞춤형 해결방안, 시장에 대한 안목을 가진 전문가를 원한다. 이러한 파트너는 환자들과 시장이 끊임없이 재형성하는 새로운 주사제품에 대한 가치에 맞춰 지속적으로 회사들을 지원할 것이다.
다시 정리해서 말하면, 차세대 주사용 제품은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이렇게 변화하는 주사 제품들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장기치료를 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자가 관리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만성질환이 더욱 흔한 질환이 되고, 환자가 치료받는 장소가 병/의원에서 집으로 옮겨가면서 변화하는 시장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약물 개발사는 효능을 넘어선, 차별화된 투약 방식의 주사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바이오제약회사가 이러한 요소를 제품 개발계획에 넣어야 한다. 이를 위한 첫 단계는 주사제에 대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로 구성된 개발 및 제조 파트너를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