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HK이노엔(HK inno.N)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P-CAB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미국 임상3상에서 성공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미국 파트너사인 미국 세벨라(Sebela Pharmaceuticals)는 23일(현지시간) 위식도역류질환(GERD) 환자를 대상으로 ‘테고프라잔(tegoprazan)’을 평가한 2건의 미국 임상3상 TRIUMpH의 탑라인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HK이노엔이 지난 2021년 세벨라에 테고프라잔의 미국, 캐나다 독점 판매권을 라이선스아웃(L/O)한지 4년만에 임상3상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당시 계약에 따라 세벨라가 미국과 캐나다 상업화를 위한 개발비용을 투입하고, 세벨라의 소화기 의약품 전문 계열사 브레인트리(Braintree Laboratories)가 미국 임상을 진행했다.
이번 TRIUMpH 임상3상은 미국 위식도역류질환(GERD)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적응증으로는 미란성식도염(EE)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이 포함된다. 테고프라잔과 기존 PPI 약물인 ‘란소프라즐(lansoprazole)’을 비교하는 임상으로 진행됐다.
임상 결과 케이캡은 미란성식도염(EE)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 모두에서 1차, 2차 종결점에 도달했다. 특히 미란성식도염 임상에서는 미란성식도염 전체 환자군과 중등도 이상의 식도염(LA 등급 C, D) 환자군 모두의 2주 및 8주차 치유율에서 PPI(란소프라졸) 대비 통계적 우월성을 확인했다.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임상시험에서 테고프라잔은 가슴 쓰림(야간 및 가슴 쓰림 없는 날)과 위산 역류 모두에서 완전한 증상 개선효과가 확인됐다.
세벨라는 올해 4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미란성식도염 및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을 포함한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3분기에 추가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미란성식도염 치료의 유지요법 세팅 임상3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세벨라는 이번 TRIUMpH 연구 결과를 논문 및 주요 소화기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앨런 쿡(Alan Cooke) 세벨라 파마슈티컬스 CEO는 "테고프라잔이 미란성 식도염 및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임상시험에서 1차 및 2차 평가지표를 모두 달성해 기쁘다. 특히 미란성 식도염에서는 란소프라졸 대비 2주 및 8주 치료 모두에서 우수한 치유 효과를 보인 점이 고무적”이라며 "세벨라는 40년 넘게 소화기내과 치료분야와 소화기 질환의 영향을 받는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 테고프라잔은 기존 PPI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이 모나한(Jay Monahan) 와일 코넬의대 임상의학 교수이자 소화기 센터장인 펠리스 슈놀-서스먼(Felice Schnoll-Sussman) 박사는 “테고프라잔의 미란성 식도염 데이터는 P-CAB 계열이 PPI보다 우수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음을 보여주며 테고프라잔이 다른 약제에 비해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프라티크 샤르마(Prateek Sharma) 캔자스의대 교수이자 현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장인 박사는 “가슴 쓰림과 위산 역류가 위식도 역류질환의 주요 증상이지만, 그동안 가슴 쓰림 증상 개선만 이야기해왔다. 아마 이전 약물 치료 연구들은 P-CAB계열의 테고프라잔과 달리 위산 역류 증상 감소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는 “대한민국이 개발한 신약 케이캡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3상 임상시험을 마쳐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세벨라 및 브레인트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앞으로도 테고프라잔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테고프라잔은 미국 1상 임상시험에서 식이영향이 없었고, 투약 후 45분 이내에 위 내 산도를 빠르게 pH.4이상으로 조절했다. 이는 테고프라잔이 PPI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빠른 약효발현이라는 강점으로 차별화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전망이다.
TRIUMpH 연구에서 발생한 개별 이상반응은 3% 미만으로 대부분 경미하고 일시적인 수준이었다.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 또한 2% 미만으로, 테고프라잔, PPI, 위약 그룹 간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테고프라잔 및 란소프라졸 투여 환자의 평균 혈청 가스트린 수치는 연구 기간 동안 정상 범위(0-180 pg/ml)를 유지했다.
테고프라잔은 HK이노엔이 개발한 대한민국 30호 신약 케이캡의 성분명이다. 케이캡은 P-CAB계열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으로, 국내에 2019년 출시돼 2024년까지 누적 7054억 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빠른 약효발현 △6개월 장기복용 안전성 확보 등의 특징으로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원외처방실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포함 48개국과 기술수출 또는 완제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이 중 15개국에서 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