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윤소영 기자
유니큐어(UniQure)의 헌팅턴병(Huntington’s disease, HD)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이 초기 임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했다. 유니큐어는 이번 결과에 따라 용량을 높여 임상을 진행하고 올해 안에 바이오마커 등을 분석한 효능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니큐어는 27일(현지시간) 헌팅턴병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AMT-130’으로 진행한 임상 1/2상 안전성 결과를 발표했다. 유니큐어는 26명의 헌팅턴병 환자를 대상으로 AMT-130의 안전성, 내약성, 효능 등을 평가하는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NCT04120493).
이번에 발표한 임상 안전성 결과는 저용량(6x10^12 gc/subject)의 AMT-130을 투약받은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 중 2명은 AMT-130 투약 후 9개월, 2명은 6개월, 나머지 6명은 1개월이 지난 상황이었다. 환자들은 뇌의 선조체 내(intra-striatal)에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수술을 통해 AMT-130을 투약받거나(6명) 위약 수술(sham surgery)을 받았다(4명).
발표에 따르면 AMT-130은 독립적인 데이터 안전성 모니터링위원회(Data Safety Monitoring Board, DSMB)의 안전성 평가를 통과했다. 유니큐어는 DSMB가 임상을 계속 진행할 것을 권고했으며, 고용량(6x10^13 gc/subject) 코호트의 환자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니큐어는 유럽에서 15명의 헌팅턴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AMT-130 1b/2상 임상도 계획하고 있다.
리카르도 돌메치(Ricardo Dolmetsch) 유니큐어 R&D 사장은 “두번째 코호트에서 용량상승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올해 하반기 AMT-130 유럽 임상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고, 올해 말까지 미국 임상을 통해 이미징 및 바이오마커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MT-130은 유니큐어의 유전자 침묵(gene silencing) 기술인 ‘miQURE’ 플랫폼이 적용된 AAV 기반의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이다. 헌팅턴병은 변이 헌팅틴(mutant huntingtin, mHTT) 단백질에 의해 발병하는데, AMT-130은 헌팅틴 단백질을 코딩하고 있는 유전자 mRNA의 번역 과정을 저해하는 micro RNA를 이용한다.
유니큐어의 AMT-130은 최근 임상에서 안전성 이슈가 따라다니는 바이러스성 벡터 기반의 유전자 치료제다. 임상 물질과는 무관하다는 결론이 났지만, 유니큐어는 AAV 기반의 혈우병 치료제 후보물질 ‘AMT-061’ 임상에서 간암 환자가 발생해 안전성 이슈가 있었다. 렌티바이러스 벡터(Lentivirus vector, LVV) 기반의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블루버드(Bluebird Bio) 역시 비슷한 이슈가 있었다. 겸상 적혈구병 치료제 후보물질 ‘BB305’ 임상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AML) 환자가 발생했지만, 임상과는 무관하다는 결론이 났다. 바이러스성 벡터 기반의 약물은 체내 염색체에 무작위 삽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전성 이슈에 더욱 민감하다.
한편 최근 헌팅턴병 임상에서는 연이어 실패 소식이 이어졌다. 지난 3월 로슈(Roche)는 ASO(Antisense oligonucleotide) 기반의 헌팅턴병 치료제 후보물질 ‘토미너센(tominersen)’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유익성/위험성 프로파일에 따라 임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로슈의 발표 1주일 뒤 웨이브(Wave Life Sciences)도 안티센스 약물 ‘WVE-120102’, ‘WVE-120101’로 진행한 헌팅턴병 임상 1b/2a상에서 효능을 확인하지 못해 임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