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Lunit)이 오는 4일부터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미국 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 에서 ‘루닛 스코프(SCOPE)’ 신제품을 소개하며 관련 연구를 발표한다. 루닛은 이번 ASCO에서 4개의 포스터 발표를 진행하며, 이 가운데 AI 기반 촬영술 이미지 바이오마커로 유방암에 걸릴 위험을 예측하는 내용의 연구 결과는 포스터 디스커션 세션에 선정됐다.
루닛 스코프는 효과적인 암 치료를 위해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예측해주는 AI 기반 조직 분석 플랫폼이다. 사용자가 조직 슬라이드를 지정 플랫폼에 업로드하면 AI가 이를 분석하는 방식이며, 결과는 사용자에 맞게 리포트 형태로 제공된다.
이번 ASCO에서 루닛이 발표하는 신규 제품은 2가지다. ▲기존 조직 분석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도와주는 솔루션인 ‘루닛 스코프 PD-L1’ ▲새로운 AI 기반 바이오마커인 ‘루닛 스코프 IO’다. 두 제품 모두 온라인 데모를 거쳐 올 하반기에 연구용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먼저 루닛 스코프 PD-L1은 현재 면역항암제의 바이오마커로 사용되는 PD-L1을 AI로 분석하는 플랫폼이다. 루닛은 이를 이용하면 면역항암제에 반응을 보일 환자를 보다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옥찬영 루닛 의학총괄이사(CMO-Oncology)는 “면역항암제는 환자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 조직 검사를 통해 치료제 투여 여부를 결정한다”며 “기존에는 PD-L1 발현율이 기준이었지만 이를 유일한 바이오마커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38만개 암세포의 PD-L1 발현 결과를 학습한 루닛 스코프 PD-L1을 사용할 경우, 면역항암제에 반응하는 환자를 더 많이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면역항암제 투여 여부는 조직 슬라이드에서 병리과 전문의가 PD-L1의 발현 비율을 분석한 결과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루닛은 동일한 데이터를 병리과 전문의와 루닛 스코프 PD-L1이 분석한 결과 그 일치도는 매우 높은 반면, 전문의가 투여 불가로 판단한 환자군에서 루닛 AI는 치료 반응을 보일 수 있는 환자 약 50%를 추가로 찾아냈다. 즉 루닛 AI는 치료에 대한 반응을 보일 환자를 추가로 찾아낼 수 있다.
다음으로 루닛 스코프 IO는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AI 기반 바이오마커로, 환자의 면역 세포를 분석해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환자의 암 조직에서 면역세포 밀도, 분포 위치 등 정보를 AI로 분석해 점수를 매기며, 루닛은 점수가 높을수록 면역항암제에 대한 환자 예후가 좋다는 것을 밝혔다.
해당 연구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병원을 비롯해 전남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에서 수집한 1000개 이상의 실제 환자 데이터를 검증해 신뢰도를 높였다.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는 폐암을 비롯한 주요 암 종류 9가지를 포함하고 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암 치료 분야의 면역항암제 연구는 전세계 병원과 제약사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루닛 AI가 이 분야에서 창출할 수 있는 효과는 2019년부터 여러 국제 학회 등에서 입증된 바 있다. 올해 루닛 스코프 제품의 출시로 다양한 면역항암제 연구에 참여해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증거를 확보할 예정이며, 이는 의미 있는 매출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