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지난해 특허 만료된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 시장에서 동아에스티의 복제약(제네릭) 제품 ‘바라클’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적극적인 특허전략과 품질을 앞세운 차별화 전략으로 수십개 경쟁 제품을 제치고 한발 앞서 나가는 형국이다.
11일 의약품 조사업체 유비스트의 원외 처방자료에 따르면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 제네릭 시장에서 동아에스티의 '바라클'이 누적 매출 21억원으로 선두에 올랐다. 누적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현재로서는 후발주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분위기다.
바라크루드는 지난해 1676억원의 매출로 단일 의약품 중 1위에 오른 제품이라는 점에서 특허 만료 전부터 국내 제약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바라크루드의 제네릭을 발매한 업체만 80여개에 달한다. 특히 동아에스티는 특허 만료를 한달 앞둔 시점에서 발매를 강행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바라클의 선전 여부는 업계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동아에스티가 기존 제네릭 제품과는 다른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어서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9월 바라크루드의 물질특허 만료시점인 10월 9일보다 한달 앞서 출시하는 초강수를 뒀다. 당시 동아에스티는 2번의 물질특허 무효소송에서 패소하며 특허도전에 성공하지 못했 상태였지만 동아에스티는 "특허 무력화를 자신한다"며 발매를 강행했다.
이에 BMS 측은 동아에스티를 상대로 특허권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6월 서울지방법원은 동아에스티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바라크루드의 물질특허가 연장된 3년 11개월의 기간 중 식약처가 요구한 특허연장 보완자료를 제출하기까지 걸린 1개월 28일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결국 동아에스티가 주장한 특허의 부당성이 인정받고 바라클의 특허침해 우려는 사라진 셈이다.
바라클은 출시 초기 뚜렷한 실적을 나타내지는 못했고 한때 뒤늦게 출시한 제품에 월간 실적이 역전되기도 했지만 경쟁제품과의 차별성을 앞세워 시장에서 조금씩 앞서나가고 있다.
동아에스티 차별화 전략의 핵심은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한 효능과 안전성이다. 일반적으로 제네릭은 허가를 위한 생동성시험을 진행하지만 임상시험을 진행하지는 않는다. 임상시험을 진행하더라도 기존 오리저널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제네릭 약물로 대체해 유효성을 평가하는 그친다.
바라클은 기존의 제넥릭 임상과는 달리 과감하게 B형간염을 앓고 있지만 치료제를 복용한 이력이 없는 초진환자를 대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비교임상을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오리지널 대비 항바이러스 활성 및 안전성면에서 비열등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동아에스티는 바라클의 품질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이 회사는 국제적 의약품 품질 기준인 ‘설계기반 품질고도화(QBD)’를 바라클 생산에 적용해 철저한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QBD는 제조공정과 품질관리로 이원화된 현재 시스템을 단일 시스템으로 일원화하는 것으로, 생산공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험성에 미리 대처함으로써 체계적인 품질관리가 가능해 '21세기형 GMP'라 불린다. 식약처도 QBD 의무화를 추진 중이다.
바라클의 원료는 원료의약품 전문회사인 에스티팜에서 생산한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 에스티팜은 글로벌 제약회사에 간염치료제와 항바이러스제 원료를 공급하며 우수한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장점을 앞세워 바라클은 현재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병원, 아산병원 등 전국의 대형병원의 진입에 성공한 상태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제네릭 제품임에도 임상시험 결과와 우수한 품질을 내세우며 꾸준히 실적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 선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