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내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현행 포지티브(positive) 규제정책을 네거티브(negative)로 대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포지티브 규제는 법률상 허용하는 것 외에는 금지하는 정책으로 대한민국은 전형적인 포지티브 규제 국가다.
19일 서울시 금천구에서 마크로젠 본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국회 4차산업혁명 포럼'에서 기업, 정부 관계자들은 혁신적인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며 그 중 하나로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국내 규제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먼저 정현용 마크로젠 대표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바이오산업이 ▲네거티브 규제 방안(의료 공급자 위주에서 의료소비자 위주로 전환) ▲개인의 자기 결정권 보장 강화(개인의 정보접근과 관리/타 산업군에서의 활용) ▲개인정보 빅데이터 활용 확대(비식별화상태에서의 정보 공유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의료행위의 범위와 기준(예방,진단에 대한 행위 규정) 등의 논점에 당면했다며 앞으로의 정책 방향 설정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석래 미래창조과학부 과장(생명기술과)은 "바이오는 과학,기술집약적인 산업으로 인재집약적 특성을 가진 우리나라에 가장 알맞는 분야다. 또한 긴 호흡이 필요하지만 과정 전체에 걸쳐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가능하며, 대표적인 융합산업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창출이 유망한 4차 산업의 주도 분야"라며 산업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혁신적인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나친 규제는 R&D 연구자들에게 불만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글로벌 선도를 위해서는 혁신의 관점에서 새로운 규제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 이와 더불어 연구개발 투자 확대 및 인프라 구축 등 산업생태계 전반의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효율적, 전략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선기 산업부 과장(바이오나노과)은 바이오헬스산업을 의료건강서비스, 의약품, 의료기기 세 분야로 나눠 분야별 성장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의료건강 서비스 분야는 바이오 빅데이터 활용을 촉진해 비지니스 모델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현재는 병원과 기업간 의료데이터 유통이 곤란한 상황이라 현행법 하에서 시스템 구축이 가능한 분산형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생한 데이터 정보는 병원이 보유하고, 이를 분석한 결과만 기업에게 제공하는 컨셉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포지티브방식의 규제로는 혁신 서비스 개발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네거티브 규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약품 분야 역시 빅데이터 기반의 맞춤 신약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약회사와 병원, IT 기업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핵심기술을 확보하도록 지원하고, 우수인재 창업 지원 및 창업 초기 기업을 전담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등 현재 보유한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새로운 혁신 지속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성화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의료기기 분야는 핵심기술 기반 의료기기 개발을 목표로 하며,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융합한 의료기기 개발과 수요자 중심의 창의적 융합연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장 확보를 위해 선진국 시장진출 지원을 강화하고, 중국 등 신흥국 인허가 지원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럼 말미에는 여러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는데 "바이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를 하는 건강관리 시대가 도래한 만큼, 빅데이터 구축을 위한 규제 완화가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박경미 의원은 "오늘의 심도깊은 포럼 내용과 산업종사자의 전문적 의견을 토대로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