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올해 국내 바이오기업 3곳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희귀의약품(Orphan drug) 지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방침으로 인해 희귀의약품 지정건수가 크게 늘고 있어 미국 시장 진출을 원하는 국내 기업의 발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25일 바이오스펙테이터가 미국 FDA의 희귀의약품 지정현황을 살펴본 결과 올해 바이오팜솔루션즈, 메드팩토,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신약후보물질이 희귀의약품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희귀의약품 지정은 난치병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에 대한 치료제 연구 개발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개발 업체에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희귀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약사에게는 그 약에 대해 7년간의 마케팅 독점권이 부여되고, 임상시험 기간에는 세금 감면의 혜택과 연구 보조금이 주어진다. 또한 신속심사, 신약승인(NDA) 심사비용 면제 대상이며 2상 이후 조건부 판매가 허가된다.
가장 먼저 선정된 것은 바이오팜솔루션즈의 ‘JBPOS0101’로 지난 3월 소아연축증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목록에 등재됐다.
JBPOS0101은 항경련효과 뿐만 아니라 뇌전증 발작 이후 후유증의 원인이 되는 세포손상까지 방지하는 기능을 가진 약물이다. 글루탐산의 대사성 수용체에 작용함으로써 간접적으로 경련 발생을 조절하기 때문에 내성이 발생할 위험도 낮고 치료 범위도 넓다.
바이오팜솔루션즈는 뇌전증 유도 동물모델 실험에서 JBPOS0101이 신경세포를 보호함과 동시에 공간 기억력과 학습기능을 증진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이러한 전임상 결과를 토대로 미 FDA로부터 임상1상 허가를 받아 캐나다에서 진행했으며, 인체 흡수율이 우수하고 독성, 부작용 발현 가능성이 낮은 것을 확인했다.
6월에는 테라젠이텍스의 자회사 메드팩토에서 개발 중인 ‘TEW-7197’가 FDA로부터 간세포암에 대한 희귀의약품으로 선정됐다. TEW-7197은 암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TGF-β의 신호전달을 억제함으로써 종양 성장과 전이를 막는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TEW-7197은 유방암, 흑색종, 혈액암 모델 등으로 진행한 전임상 결과에서 타사의 경쟁약물과 비교해 6배 이상의 약물 효능을 보였고, 약물의 선택성 역시 30배 이상의 특이성을 보여 오프-타깃 부작용에 대해서도 매우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2014년 4월 미국에서 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1상을 진행했으며, 이 때 확인된 용량으로 효능(proof of concept)을 확인하는 골수이형성증후군(MSD)과 간세포암(HCC) 적응증의 임상 2상을 승인 받아 진행 중이다.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4일 임상 2상 진행중인 그람양성 항생제 'LCB01-0371'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결핵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을 받았다.
LCB01-0371은 레고켐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그람양성 항생제로서 전임상과 임상 1상을 통해 경쟁약물 대비 다제내성결핵(MDR-TB), 메치실린 내성 포도상구균(MRSA),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VRE) 등 그람양성 계열의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항균효과와 장기 복용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으며 현재는 경구제 (임상 2상), 주사제 (임상1상) 두 가지 제형에 대한 임상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한편 올해 FDA가 지정한 희귀의약품 건수는 총 270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6~7월 지정 건수가 120건으로 절반에 가까웠는데 트럼프 정부의 의약품 규제 완화 정책이 본격화된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