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4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분기 대비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미국 시장 본격 데뷔 첫해에 순조로운 출발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화이자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에서 램시마로 약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램시마가 화이자 판매 제품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실적 도우미'로 떠올랐다.
지난 1일(현지시간) 화이자가 공개한 지난 2분기 매출액은 128억9600만달러로 전년동기(131억4700만달러)보다 1.9% 감소했다.
항암제 사업이 지난해 2분기 11억100만달러에서 올해 2분기 15억8900만달러로 44.3% 늘었지만 백신(-7.0%), 자가면역치료제(-0.7%), 희귀의약품(-8.5%) 등이 부진을 보였다. 고지혈증약 ‘리피토’, 고혈압약 ‘노바스크’, 소염진통제 ‘쎄레브렉스’ 등 기존 주력 제품이 포함된 필수건강사업(Essential Health) 부문의 매출도 60억4200만달러에서 52억2600만달러로 13.5% 하락했다.
화이자의 2분기 실적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영역은 바이오시밀러다. 바이오시밀러의 2분기 매출은 1억21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5.1% 성장했다.
바이오시밀러 선전의 중심은 램시마가 있었다. 램시마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화이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로부터 공급받아 미국과 서부 유럽 등에서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화이자가 판매하는 램시마는 지난 2분기 9400만달러의 매출로 전년동기 4500만달러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램시마는 미국 시장에서만 2분기에 2300만달러어치 팔렸다.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램시마는 7100만달러의 매출을 화이자에 안겨줬다.
셀트리온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단독 및 복수의 유통파트너를 고용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미국 시장은 호스피라를 인수한 화이자가 단독 판매하고 나머지 지역은 화이자를 비롯해 먼디파마, 컨파마, 바이오가랑 등이 유통을 담당한다. 화이자의 램시마 매출은 램시마의 전체 해외 매출의 일부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1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화이자의 램시마 판매 규모는 총 1억7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약 2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112.3%의 성장률이다.
올해 상반기 램시마의 미국 매출은 총 4000만달러(약 450억원)로 기록했다. 램시마는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4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받았고 지난해 말 현지 판매가 시작됐다. 지난해 4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본격적인 미국 시장 데뷔 첫해 450억원어치 팔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화이자가 판매 중인 바이오시밀러 중 램시마를 제외하면 상반기 매출은 54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6300만달러)보다 감소세를 나타냈다. 바이오시밀러 제품 중에서도 램시마의 시장 확장성이 단연 높다는 얘기다.
화이자는 나이브스팀(Nivestim), 레타크리트(Retacrit) 등을 판매한다. 나이브스팀은 백혈구 감소증 치료제인 과립구 세포군 촉진인자(G-CSF, filgrastim)의 바이오시밀러다. 레타크리트는 만성신부전 환자의 빈혈치료제인 에포겐(EPO, epogen)의 바이오시밀러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올해 램시마가 미국시장에 본격적인 출시를 했고 빠르게 처방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1분기보다 2분기에 3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성장폭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