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은아 기자
프로테오믹스(Proteomics) 연구를 가속화시킬 데이터 분석 도구가 공개됐다. 프로테오믹스는 단백질의 기능과 변화를 연구하는 분야로 신약개발과 임상시험에 필요한 바이오마커 개발과 타깃 발굴에 활용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분야이다.
미국 퍼시픽 노스웨스트 국립연구소 연구팀은 가공되지 않은 상태의 단백질을 분석하는 탑-다운 프로테오믹스 방식의 데이터 해석을 도와줄 소프트웨어 패키지인 ‘Informed-Proteomics'을 공개했다. 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패키지는 지난 7일 '네이처 메소드(Nature Methods)'지에 발표됐다.
프로테오믹스 연구는 크게 두가지 방식으로 분석한다. 단백질을 조각낸 후 펩타이드를 분석해 단백질의 정보를 알아내는 ‘바텀-업 프로테오믹스(bottom-up proteomics)’와 단백질 분해 과정 없이 단백질 자체를 직접 분석하는 ‘탑-다운 프로테오믹스(Top-down proteomics)’이다.
주로 바텀-업 프로테오믹스 방법을 사용하는데 펩타이드가 상대적으로 단백질에 비해 크기가 작아 분리와 분석이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백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많은 중요한 정보를 잃게 된다. 특히 단백질의 인산화, 아세틸화, 당화와 같은 단백질 번역후변형(PTM,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과정에 관한 정보이다.
단백질 번역후변형은 단백질의 활성과 위치, 안정화 등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이상이 생기면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는 신약개발, 맞춤의학, 진단에 이르기까지 넓은 범위에서 응용된다.
분해과정 없이 단백질 자체를 분석하는 탑-다운 프로테오믹스은 단백질의 번역후변형 또는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단백질 분해과정 연구에 용이하다. 그러나 단백질이 크고 다루기 어려워 분석의 전 과정이 복잡하며 특히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적고 기능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Informed-Proteomics는 기존의 한계를 극복해주는 탑-다운 프로테오믹스를 위한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패키지이다.
패키지는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첫째, ProMex 알고리즘으로 흩어진 단백질 시그널을 모아 샘플 안에 어떤 질량의 단백질이 존재하는지 알아낸다. 둘째, MsPathFinder 알고리즘은 이 시그널들과 단백질 서열 정보를 이용해 샘플 내에 어떤 단백질이 존재했으며 어느 부위에 어떤 종류의 번역후변형이 일어나는지 알아낸다. 셋째, LcMsSpectator는 사용자가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즉, Informed-Proteomics 데이터 분석 도구를 이용하면 단백질 번역후변형과 단백질 분해과정을 포함한 프로테오믹스 연구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신약개발이나 암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개발에도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 연구를 주도한 김상태 박사와 박정갑 박사는 “데이터 분석이 어려워 탑-다운 프로테오믹스 도입을 어려워하는 연구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툴(Tool)을 만들었으며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