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국내 유전자교정 전문기업 툴젠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특허를 세계 1위 종자기업 몬산토(Monsanto)에 글로벌 기술이전했다.
식물 분야에 대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특허(Crispr-Cas9)의 비독점적 글로벌 통상실시권을 이전한 것으로 툴젠은 몬산토로부터 기술사용에 대한 선급금 및 개발단계별 마일스톤, 제품판매에 대한 로열티 등을 받게 된다.
17일 툴젠과 외신 등에 따르면 툴젠은 몬산토와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가위 원천 특허에 대한 글로벌 라이선싱(licencing) 계약을 체결했다.
몬산토는 시가총액 52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농업기업으로 현재 전체 종자시장의 43%, 주력 사업분야인 생명공학작물의 경우 전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50억 달러 (약 18조원)로 전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곡물 품종 중 40% 이상이 몬산토가 개발했거나 종자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독일 기업인 바이엘이 660억 달러에 몬산토를 인수키로 해 현재 인수절차가 진행중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몬산토는 식물 분야에 대해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특허의 비독점적 글로벌 통상실시권을 부여받았다. 몬산토는 기술사용에 대해 툴젠에 선급금 및 개발단계별 마일스톤과 관련 제품 판매에 대한 로열티를 지급하게 되며 자세한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몬산토는 툴젠의 유전자가위 특허를 옥수수, 콩, 면화 등 몬산토의 주요 작물 개발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유전자교정 기술의 핵심도구로 세포 내 특정 유전정보를 선택적으로 교정할 수 있기 때문에 생명 과학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농업 분야에서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품종개발을 가능케 하는 기술로써 주목받고 있으며 이미 이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품종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번 계약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특허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이 국내 바이오벤처인 툴젠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몬산토는 앞서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하버드대가 운영하는 브로드연구소로부터도 CRISPR -Cas9, CRISPR-Cppf1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바 있다. 툴젠 관계자는 "몬산토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로 다양한 식물을 개발하기 위해 특허장벽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툴젠의 특허 확보를 추진하게 된 것"이라면서 "툴젠이 가진 크리스퍼 특허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툴젠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특허는 미국, 유럽, 일본을 비롯한 세계 10개국에 출원돼 심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2016년 한국 등록 및 호주 승인을 받았다. 또한, 툴젠의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 특허는 2015년에 생명 과학 연구용 제품 및 서비스 분야의 글로벌 기업인 써모피셔사이언티픽에 라이센싱된 바 있다.
몬산토의 탐 아담스 (Tom Adams) 부사장은 “기후변화, 병해충관리, 천연자원조건 등의 재배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이에 맞는 다양한 종자들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퍼 기술은 효율성이 높아 이를 활용하면 농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품종들을 단시간 안에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툴젠의 기술을 활용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고품질의 작물들을 개발하여 농민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소비자의 요구까지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툴젠의 김종문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농업분야를 선도하는 1위기업 몬산토에 툴젠의 유전자가위 기술을 제공하는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계약은 툴젠의 유전자가위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입증하게 된 계기로써 의미가 크며, 툴젠은 앞으로도 몬산토뿐만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해 기술 경쟁력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