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동국제약이 화장품 신사업을 앞세워 실적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지난 5년새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배 증가할 정도로 파죽지세다. 2007년 코스닥 시장 상장 이후 매년 두 자리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알짜 행보'를 이어갔다.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의 고른 성장동력과 신구조화로 안정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동국제약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8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4억원으로 전년보다 16.4% 줄었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163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9.8% 늘었고 영업이익은 215억원으로 3.5%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영업이익은 다소 하락했지만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3.2%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2%포인트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제약사 상위 10개사(유한양행, 녹십자, 대웅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광동제약, 동아에스티, JW중외제약, 한독, 보령제약) 중 영업이익률이 10%를 상회한 업체는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동국제약의 지난 몇 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기복없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점이 특징이다.
동국제약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년 전인 2012년 2분기보다 각각 95.0%, 163.1% 증가했다. 2년 전인 2015년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4.2%, 70.3% 증가하는 고공비행의 연속이다.
동국제약의 최근 실적 상승세는 새롭게 뛰어든 화장품 사업의 효과가 크다. 지난 2015년 4월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가 올해 상반기에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동국제약 측은 설명했다. 센텔리안24는 지난해에도 약 400억원어치 팔렸다. 동국제약의 간판 제품인 ‘인사돌’과 ‘인사돌플러스’의 매출에 육박하는 규모다.
센텔리안24는 동국제약의 식물성분 연구개발 노하우가 집약된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다. 이 브랜드의 핵심원료인 ‘센텔라 정량추출물(테카, TECA)’은 콜라겐 생성을 촉진해주는 식물성분으로 마다가스카르섬에 자생하는 청정원료 센텔라아시아티카의 유효성분을 동국제약의 노하우로 정량 추출했다. '마데카크림‘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구성된 센텔리안24는 TV홈쇼핑을 통해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제약사의 R&D 노하우가 접목된 화장품'이라는 신뢰도에 소비자 수요를 충족하는 맞춤형 제품을 내놓으며 인기몰이를 이어갔다. 최근에는 홈쇼핑에 이어 마트와 백화점, 면세점 영역에도 진출하며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있어 매출 성장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동국제약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 신사업의 성장이 직접적인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국제약의 가장 큰 장점은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분야에서 고른 포트폴리오를 구축, 정부 정책과 같은 시장 환경 변화와 무관하게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의약품 조사 기관 IMS헬스의 자료에 따르면 동국제약의 올해 상반기 의약품 매출 10개 중 일반의약품은 6개, 전문의약품은 4개 포진했다. 잇몸약 ‘인사돌’과 ‘인사돌플러스’, 조영제 ‘파마레이’, 정맥질환치료제 ‘센시아’ 등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이 조화를 이뤘다.
상반기에 간판 제품인 인사돌과 인사돌플러스는 209억원의 매출을 합작, 간판 제품의 위용을 지켰다. 동국제약이 지난 1977년부터 판매 중인 인사돌은 매년 5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하며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4년 출시된 인사돌플러스는 인사돌의 주요 성분인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에 '후박나무추출물'을 새롭게 추가한 제품이다. 인사돌의 경우 지난해 효능 검증을 위한 임상재평가 결과 '치주치료 후 치은염, 경․중등도 치주염의 보조치료' 적응증을 인정받은 바 있다.
동국제약의 전문의약품 중 ‘파미레이’는 300주사액과 370주사액이 상반기에만 117억원을 합작했다. 뇌수·척수·혈관 등의 조영 용도로 사용되는 조영제 제품이다.
일반의약품 중 정맥질환치료제 ‘센시아’, 탈모보조치료제 ‘판시딜’ 등이 전년보다 각각 8.3%, 29.3% 성장했고 전문의약품 중 슬관절 골관절염 등에 사용되는 ‘히야론퍼스트’가 지난해보다 매출이 32.3% 증가했다.
동국제약의 안정된 사업 포트폴리오는 높은 수익성으로 이어진다. 동국제약은 지난 200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단 한번도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1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매년 15%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2013년 기록한 11.6%가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상위 10개 제약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한미약품(8.7%)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12년 정부 일괄 약가인하 여파로 전반적으로 제약사들의 실적이 곤두박질쳤을 때에도 동국제약은 15.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매출액은 전년대비 12.4% 증가했다.
제약사들이 출혈 경쟁을 펼치는 제네릭 의약품 시장에 적극적으로 침투하지 않고 차별화된 영역에서 영업 역량을 집중하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모두를 챙긴 셈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인사돌을 비롯해 주력 일반의약품이 높은 충성도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데다 전문의약품 사업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화장품 사업도 2015년 론칭 이후 인기를 끌고 있어 유통채널 확대로 인한 매출 성장이 전망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