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백수오 분말을 섭취하면 체중감소 등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제조·판매가 금지된다. 다만 뜨거운 물로 추출한 ‘열수추출물’로는 사용이 가능하다. ‘가짜 백수오’로 알려진 이엽우피소는 현행처럼 식품원료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엽우피소가 미량 혼입된 열수추출물 형태의 백수오 제품은 위해우려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백수오·이엽우피소 안전성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15년 갱년기 증상 개선 용도로 사용되는 건강기능식품 ‘백수오등 복합추출물’에 백수오와 유사한 이엽우피소가 사용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가짜 백수오 파동’이 불거졌다. 이후 식약처는 백수오 제품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독성시험과 위해평가를 실시했다.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독성시험은 독성시험전문기관에서 열수추출물과 분말을 시험물질로 투여용량별, 실험동물의 성별을 구분해 실시하고 외부 독성 전문가 그룹의 전문평가를 통해 시험수행 전반과 결과처리 등의 타당성을 검증했다. 독성시험은 투여방법에 따라 단회투여(800, 2000, 5000mg/kg)와 반복투여(열수추출물: 500, 1000, 2000mg/kg; 분말제품: 50, 150, 500, 1000, 2000mg/kg)로 나눠 진행했다.
안전성 평가 결과 백수오는 열수추출물 형태에서는 이상증상이 없었지만 분말형태에서는 암컷의 경우 저용량(500mg/kg)부터 고용량(2,000mg/kg)까지 체중감소 등이 나타났고 수컷은 고용량(2000mg/kg)에서 체중감소 등을 보였다.
이엽우피소는 열수추출물 형태로 고용량(2000mg/kg)을 투여한 경우 간독성(수컷)이 나타났고, 분말형태에서는 저용량(500mg/kg)부터 고용량(2000mg/kg)까지 암컷은 부신·난소 등에 독성, 수컷에는 간 독성 등이 관찰됐다.
열수추출물로 만든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의 경우 백수오 중 이엽우피소가 미량 혼입됐더라도 위해 우려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는 “백수오 및 이엽우피소의 유효성분 또는 독성물질이 현재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아 독성차이 및 원인을 명확히 해석할 수 없다”면서 “천연물은 다양한 성분이 함유돼 추출방법 및 조제방법 등에 따라 활성 성분의 종류와 함량이 다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열수추출물 형태로 만든 백수오는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백수오를 열수추출물이 아닌 형태로 가공한 분말이나 환 제품 등은 표시된 섭취방법에 따라 매일 평생 동안 최대량을 섭취한다고 가정하면 위해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백수오 분말의 경우 체중감소가 암컷에서 용량의존적(500~2000mg/kg)으로 관찰되고 고용량 투여시(2000mg/kg) 심각한 체중 감소(46%)와 함께 스트레스성 과민반응·사료섭취 거부 등 동물의 행동학적 이상반응, 사망 등이 관찰돼 체중감소를 독성지표로 판단했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식약처는 이번 안전성 평가를 바탕으로 백수오 분말을 원료로 사용하는 식품에 대해 사후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소비자가 자가 시보히는 분말에 대해서도 섭취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다.
현재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백수오를 앞으로는 열수추출물만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까지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을 개정 시행할 예정이다. 고시 개정 전이라도 백수오 분말을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분말, 환 등)이 제조·유통․판매되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현재 백수오 분말, 환 등 제품(17개 제품)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지 않지만,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온라인 등 유통·판매 여부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백수오 분말 함유 한약 제제에 대해서도 잠정 유통·판매 중단 조치를 취하고, 향후 허가를 규제하는 등 지속적으로 안전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