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환자들이 병의원 진료를 통한 처방의약품 복용을 선호하면서 전문약과 일반약의 생산실적 격차가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2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2016년도 의약품 등 생산실적표’에 따르면 지난해 의약품 생산실적은 18조6022억원으로 전년(16조8378억원)보다 10.5% 증가했다. 2007년 12조5981억원과 비교하면 9년새 47.7% 늘었다.
완제의약품보다 원료의약품의 증가폭이 높았다. 완제의약품 생산실적은 2007년 11조5656억원에서 지난해 16조3186억원으로 41.1% 늘었고 같은 기간 원료의약품 생산실적은 1조325억원에서 2조2836억원으로 121.2% 치솟았다.
전문약과 일반약의 생산실적을 비교하면 전문약 편중 현상이 심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전문약 생산실적은 12조2946억원으로 2007년 8조7675억원보다 51.6% 늘었다. 반면 일반약 생산실적은 2007년 2조6475억원에서 지난해 2조7198억원으로 2.7%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문약과 일반약의 생산실적 격차는 2007년 6조1200억원에서 매년 증가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의약품 생산실적에서 전문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83%로 2007년 77%에서 6%포인트 상승했고 일반약은 23%에서 17%로 하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의약분업 이후 환자들의 병의원 내원일수 증가, 일반약 비급여 확대 등의 영향으로 처방의약품 시장이 확대됐다"면서 ”건강기능식품의 수요 증가도 일반약 시장 침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진단했다.
약효군별 생산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동맥경화용제의 생산액이 1조1683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항생제(1조1398억원)와 혈압강하제(1조1284억 원)도 연 생산액이 1조원을 넘었다. 이어 해열·진통·소염제(9,534억원), 소화성궤양용제(9,394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2012~2016년)간 생산액 추이를 보면 비타민의 증가율(21.0%)이 가장 높았다. 독소류 및 톡소이드류(15.6%), 기타의 중추신경계약(14.6%), 동맥경화용제(10.5%), 안과용제(10.0%)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제약업계 종사자수는 9만4929명으로 집계됐다. 2007년 보다 30.9% 증가한 수치로, 연 평균 3.2%씩 고용을 늘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직군별로는 생산직이 33.8%로 가장 많았다. 영업직(27.9%), 사무직(18.5%), 연구직(12.5%), 기타(7.3%) 순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