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금창원 3billion 대표는 “유전자 정보를 통해 질병의 유발확률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단순히 질병과 관련된 해당 유전자의 정보만으로 부족하다”며 “정확하게 발병 확률을 계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개인 전체 유전정보와 병력 등의 질병정보를 포함한 질병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DB)의 축적이며 이를 확보해야만 회사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 대표는 지난 29일 판교 삼양디스커버리센터에서 열린 혁신신약살롱에서 '희귀질환 유전자 검사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질병 유전자 검사는 유전자의 결손이나 이상으로 발생하는 유전적 질병과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 등에 의해서 발생하는 전염성 질환, 암, 당뇨 등의 질환을 예측, 진단하는데 사용한다. 유전자 검사는 특히 발병이 흔하지 않은 희귀유전질환 등을 진단, 치료하는데 유용하며 정확한 진단은 빠른 치료와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금 대표는 "에이즈, 메르스와 같은 감염질환이나 무작위 변위로 발생하는 암의 경우에는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유전성 암과 유전 질병, 제 1형 당뇨와 같은 질환은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유전성 질환은 한 개의 유전자에만 문제가 있어도 질환이 발생하는 단일 유전(monogenic)질환과 여러 개의 유전자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하는 다중 유전(polygenic) 질환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금 대표는 "단일 유전질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중 유전질환을 해결할 열쇠를 찾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3billion은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 중에서도 단일 유전 희귀질환 분야에 특화된 기업이다. 단일 유전질환의 경우, 어떤 질병에 관련된 한 가지 유전자에 대한 검사만 진행하면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어 단순하게 진행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금 대표는 "한 가지 유전자에서도 변이가 발생할 수 있는 부위가 여러 곳이며, 각 부분 별로 변이질병유발확률(P)은 모두 다르게 나타난다. 또한 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역시 인종, 나이, 성별, 생활습관, 식이 등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모든 요소를 고려하고 철저히 계산해야 제대로 된 질병 진단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3billion은 현재 100개 질환에 대한 100개의 게놈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는 '100X100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희귀유전질환은 질병 발생률이 0.05%에 불과하며 생존율마저 낮아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힘들지만, 다양한 변수를 토대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지면 그 동안 진단되지 않았던 미지의 환자들을 분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 대표는 "예를 들어, 3billion은 발생 확률이 매우 낮은 희귀질환 중 하나인 엘러스 단로스 증후군(EDS)에 대한 진단과 분류가 가능해 이 질병에 대해 독보적인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3billion은 이와 같은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희귀 유전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에 다양한 신약 발굴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임상 진행을 위한 환자 데이터를 연결 제공하는 사업 역시 계획하고 있다.
금 대표는 국내의 유전자 정보 규제와 관련, "미국의 경우 오진의 위험이 낮고 환자에게 적용해서 얻는 가치가 높은 것에 대해 허가가 너그러운 편”이라며 “국내 역시 새로운 도전과 시도가 많아지려면 현재의 포지티브 규제 형태보다는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