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국내 동반진단 신약개발 기업 에이비온이 코스닥 상장사 케이피엠테크에 경영권을 전격 매각했다. 올해 초 코스닥 상장 무산 이후 임상 및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던 에이비온은 결국 경영권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ICT부품 소재기업인 텔콘을 최대주주로 둔 케이피엠테크는 바이오분야 사업확장을 위해 에이비온 인수를 결정했다.
에이비온은 기존 최대주주인 신영기 대표 등 19명의 지분 270만주(지분율 28.53%)를 총 13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지급받는 방식으로 케이피엠테크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와 함께 케이피엠테크는 총 3차례에 걸친 에이비온 유상증자에 참여해(총 140억원)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기로 했다. 에이비온은 이날 1회차 유상증자로 95만 2380주(35억원)를 발행했다.
이번 계약은 오는 10월 16일로 예정된 에이비온 임시주주총회에서 신규 이사진 선임 등을 통해 마무리될 예정이다. 다만 기존 최대주주인 신영기 에이비온 대표는 2대주주 및 대표이사로서 향후 에이비온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간다.
에이비온은 국내 유일의 동반진단 기반 신약개발 기업으로 동반진단을 활용한 c-Met 억제 위암 치료제(ABN401), 다발성경화증 치료제(ABN 101), HPV 양성 두경부암 표적병용치료제(ABN 301) 등을 개발해 왔다.
에이비온은 임상비용 조달을 위해 NH투자증권이 설립한 기업인수목적회사 '엔에이치스팩8호'와의 스팩 상장을 추진해왔으나 올해 초 코스닥 합병 상장 예비심사에서 미승인 결정을 받았다. 핵심파이프라이 전임상 후보물질 단계여서 기술성 및 사업성 등을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다는 이유에서다.
에이비온 관계자는 "스팩 상장이 무산된 이후 임상 및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투자자를 물색하던 중 케이피엠테크를 만나 상장을 통해 조달하려던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면서 "내년 글로벌 1상에 진입할 c-Met 억제 위암 치료제 임상 비용 조달 뿐 아니라 재상장 추진을 위한 동력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텔콘과 반도체 자동차 등의 표면처리기술기업인 케이피엠테크는 바이오분야 사업확장을 지속 모색해왔다. 케이피엠테크는 비마약성 진통제를 개발하는 비보존, 겸상 적혈구 빈혈증 등 희귀의약품 치료제를 개발하는 엠마우스 생명과학, 텔콘제약, 중원제약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디지털지노믹스 등을 거친 김정민씨가 사내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케이피엠테크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국내외 업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한 결과 에이비온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이 국내의 어떤 신약 개발사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고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해 진행됐다”며 “신약 개발 지원과 더불어 오는 2018년으로 예정돼 있는 에이비온의 상장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케이피엠테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