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은아 기자
아시아 지역, 특히 중국과 일본이 바이오·제약의 이노베이션 투자가 가능한 이머징 마켓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노베이션 투자는 잠재력이 큰 우수한 기술을 초기단계에 투자하는 것으로 지난 20년간 바이오·제약산업을 비약적으로 성장케 한 원동력이었다. 특히 이노베이션 투자의 42.5%는 바이오생태계가 확립돼야 가능한 외부의 아이디어나 기술에 대한 투자였다.
동 우(Dong Wu) J&J 이노베이션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지난 19일 서울 역삼동 노보텔 엠버서더 호텔에서 열린 ‘2017 KAIST CHIP Advisory workshop'에 참석해 아시아가 이노베이션 바이오생태계로 떠오르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우 대표는 먼저 바이오생태계 형성을 위한 4가지 필수 요건으로 과학(Science),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자본(Funding), 상업화 경로(Commercial Pathway)를 꼽았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이노베이션 투자가 일어날 수 있는 바이오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제출하는 국제 특허 출원 수만 봐도 전체의 44% 이상 차지할 정도다”라며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아시아 퍼시픽 J&J 이노베이션 센터 외에도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에 본부를 설립하고 벤처스의 활동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 최근 바이오산업에 투자하는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중국 바이오산업 생태계도 함께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먼저, 해외에서 공부하던 인재들이 다시 고국으로 귀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5년 동안 50만 명이 증가했을 정도이며 그들 중 상당수가 바이오·제약 산업에 종사한다. 중국 바이오산업이 이들을 수용할 만큼 산업 인프라가 성장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2015년부터 중국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은 획기적인 규제 개혁도 단행했다. 지난 7월에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에도 공식적으로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ICH는 의약품의 품질·안전성·유효성·부작용 등과 관계된 허가심사 국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단체이다. ICH 정회원 가입으로 중국의약품 규제 수준과 전문성을 확인했으며 바이오·제약산업의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일본도 탄탄한 기초과학 연구, 다케다와 같은 R&D 기반 제약회사, 의료장비의 성공적인 론칭 등 생명과학분야 이노베이션을 보여주고 있는 시장이다. 그는 “특히 일본은 아카데미에서 나온 시드(seed)를 상업화하기 위한 지원이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기준 약 20억 달러를 아카데미 시드에 투자하고 있는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와 중개연구를 도모하기위해 설립된 ARO(Academic research organization)가 대표적인 예이다.
일본은 재생의료시장 관련 약사법 규제완화로 재생의학 제품의 출시 시간도 상당히 단축시켰다. 이미 테루사의 ‘하트시트’, JCR파머의 ‘템셀-HS주'와 제이-텍의 ’제이스‘ 등 3개의 재생의료 제품이 승인돼 출시됐다.
행사에 참석한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는 “예전에는 중국이 특허에 투자했다면 이제는 논문(paper)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면서 “투자 시점이 점점 초기단계로 이동해 포텐셜(potential)이 큰 이노베이션 투자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