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바나나사이언스는 검증된 물질을 타깃한다. 기존의 항체의약품과 약효는 동등하지만 가격은 20분의1로 줄일 수 있는 단백질상호작용 저해제(protein-protein interaction inhibitor)를 합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4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술수출에 나설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항암제 바이오텍인 인사이트(Incyte)가 롤모델로, 향후 나스닥 상장을 염두하고 있다"
정원혁 바나나사이언스 대표가 설명하는 회사의 핵심 전략이다. 정 대표는 지난 17일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신한웨이홀에서 열린 '2017년도 제3회 연구개발중심 우량 제약·바이오 성장형 기업 IR'에서 바나나사이언스를 첫 소개했다.
바나나사이언스는 올해 9월에 설립된 기업으로 정 대표는 21년간 의약화학자로 신약개발을 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최근 6년간 단기간에 대장암 표적치료제(CJ-12495), 비흡수형 지방간염제(CJ-14199)의 후보물질을 발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나나사이언스의 사업모델은 비임상 단계 이후의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을 목표로 한다. 정 대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4가지 프로젝트 외에도 국내외 연구소와 공동연구를 모색하고 있다"며 "현재 화합물 연구를 위해 시드머니(seed money)를 모으는 단계"라고 말했다.
바나나사이언스의 핵심기술은 A2C(antibody to chemical)로 PPI 저해제를 합성하기 위해 컴퓨터 모델링을 이용하는 것이다. 정 대표는 "모델링을 통해 단백질이 상호작용하는 결합부위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hot spot)의 펩타이드 부분을 분석해 저분자화합물로 만드는 개념"이라며 "항체의약품은 약물투여를 위해 정맥주사를 해야되는 반면 저분자화합물은 경구투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저분자화합물은 인산화효소의 활성부위(active site)에 결합하는 물질이다. 반면 저분자화합물로 PPI 저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PPI 결합부분(interface)은 평평하면서 크기가 큰 특징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Venclexta, xiidra 약물이 승인받으면서 PPI 저해제가 가진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는 바나나사이언스와 같은 컨셉을 가진 Ascentage Pharma, Aileron Therapeutics 등이 최근 큰 규모의 펀딩을 유치했음을 강조했다.
2016년을 기준으로 PPI 저해제 전문 글로벌 바이오텍은 30여개다. 그는 "이들 회사는 주로 펩타이드성 화합물을 이용하는데 약동학적 특징(PK)이 떨어져 투여용량이 높아진다는 단점을 갖는다"며 "바나나사이언스는 3년 안에 저분자화합물의 hit→lead 화합물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끊임없이 확인하면서 시장의 반응에 따라 전략을 수정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나나사이언스의 가장 빠른 파이프라인은 면역관문분자인 PD-L1이다. 이와 관련된 3개의 물질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회사가 PD-L1을 겨냥하는 이유는 큰 시장성 때문이다. 현재까지 시판된 PD-1/L1 약물은 키트루다, 옵디보, 임핀지, 데센트릭, 바벤시오가 있으며, 시장규모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정 대표는 "2019년까지 리드를 발굴할 계획"이라며 "2020년부터 글로벌 바이오 US/EU에 나가 기술수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와 같은 접근방법을 갖는 경쟁사로는 Aurigene가 펩타이드 약물로 2015년 비임상 단계에서 Curis에 기술수출을 한 바 있다. 이외 BMS, Incyte가 PD-L1 저분자화합물을 개발하고 있다.
두번째 타깃은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염증분자인 IL-17다. IL-17는 강직성 척추염, 건선성 관절염등에 있어 중요한 병인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외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에 적용가능한 타깃이다. 바나나사이언스는 이와 관련해 하나의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경쟁사로는 Ensemble이 펩티드 고리물질을 노바티스에 기술수출했으며, Vipergen, 화이자가 저분자화합물을 개발하고 있다.
이외 바나나사이언스는 천식, 아토피를 적응증으로 TSLP 저해제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고형암에서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타깃 중 하나인 TIGIT을 겨냥한다. 현재 제넨텍이 TIGIT 항체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두 파이프라인은 모두 2020년까지 동물에서 약효 및 독성을 확인해 후보물질을 도출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