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은아 기자
“유틸렉스는 B세포림프종 세포만 특이적으로 공격하는 MVR-CAR-T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HLA-DR을 타깃하는 MVR-CAR-T는 정상B세포는 손상시키지 않고 악성종양B세포(B-cell malignancy)만 공격하고 사이토카인 분비도 적어 기존의 CD19-CAR-T와 TCR 기반 T세포 치료제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MVR-CAR 최적화 단계다”
권병세 유틸렉스 대표는 지난 29일 코엑스에서 열린 ‘항암세포치료제 국제 산학연 심포지엄’에서 B세포 악성종양 특이적 CAR-T 치료제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이번 행사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과 신약개발 전문가 단체인 FEBPS(Foreign Experienced Korean Biotech/ Pharmaceutical Societies)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기존의 TCR 기반 T세포는 암세포 표면의 MHC Class I의 발현이 감소하면 작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 대안으로 등장한 CD19 타깃 CAR-T치료제도 B세포 악성종양에 효과적이지만 정상B세포도 함께 공격하고 과도한 사이토카인 방출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이러한 한계점을 해결하기 위해 권 대표는 연구초기 단계에서부터 B세포 악성종양에 특이적인 암항원을 찾는데 집중했다.
권 대표가 연구팀과 함께 B세포림프종 세포를 반복적으로 면역주사한 마우스의 비장세포와 SP2/0 골수종세포를 융합한 하이브리도마 풀에서 유세포분석(flow cytometry) 스크리닝을 통해 찾은 타깃은 HLA-DR이었다. HLA-DR은 인간 주조직적합성복합체 Class II에 해당하며 B세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등의 세포막에 발현하면서 외부로부터 침입한 펩타이드 항원을 제시하는 단백질이다.
그는 “우리는 HLA-DR을 타깃하는 항체 결합부위(MVR epitope)를 찾았는데 재밌게도 HLA-DR과 결합력이 달랐다. HLA-DR 결합력이 약한(DRweak) MVR로 CAR-T를 제작하니 정상B세포에서는 작용하지 않고 악성종양B세포만 공격했다. 반면 CD19-CAR-T는 정상세포와 악성종양B세포를 모두 죽였다”고 강조했다. MVR은 악성변이수용체(malignancy variant receptor)의 약자로 HLA-DR로 생각하면 된다. 이 연구에서 악성종양B세포로 EB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LCL 세포(EBV-LCL, EBV transformed lymphoblastoid cell lines)를 사용했다.
그렇다면 MVR-CAR-T가 정상B세포는 피하고 EBV-LCL세포만 선택적으로 인식해 제거할 수 있는 기전은 무엇일까? 그는 “결론부터 얘기하면 오토튜닝(Autotuning), 타깃 항원의 발현정도, MVR 결합력 등 세 가지 조건이 관여한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의 발표에 따르면 HLA-DR이 발현하지 않는 293T 세포에서는 MVR-CAR와 CD19-CAR의 발현패턴에 차이가 없었지만 primary T세포에서는 MVR-CAR의 발현정도가 일정 수준이상 올라가지 않았다. 또한 MVR-CAR-T세포에서 CAR 발현이 자체적으로 감소하는 오토튜닝을 유도했다. 오토튜닝된 MVR-CAR-T는 항원 발현정도(level)도 인식했다. 세포에 HLA-DR 발현이 높아지면 MVR-CAR-T가 더 잘 제거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CD19-CAR-T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더욱이 오토튜닝된 MVR-CAR-T는 정확하게 DRweak HLA-DR을 인식해 선택적으로 과립(granules)을 전달해 세포를 제거했다.
권 대표는 “오토튜닝된 DRweak MVR-CAR-T는 HLA-DR이 상향발현된 EB-LCL세포에 granule 전달속도를 높임으로써 B세포림프종에 특이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러한 기전을 바탕으로 B세포림프종만 공격하는 CAR-T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항원-항체의 결합력을 조절함으로써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MVR-CAR 구조를 최적화하는 단계다. MVR-CAR-T는 정상B세포는 공격하지 않고 사이토카인 방출도 적었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HLA-DR 발현이 높은 APC 악성종양, 결장직장암, 폐암, 수막종(meningiomas), 흑색종 등을 부작용없이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