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국내 출시 이후 누적 매출 500억원을 돌파했다. 폭발적인 상승세는 아니지만 발매 이후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하며 동일 계열 시장에서 ‘엔브렐’, ‘심퍼니’ 등 다국적제약사 제품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5일 의약품 조사 기관 IMS헬스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내 TNF-알파 억제제 시장 규모는 4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9% 늘었다. TNF-알파 억제제는 종양괴사 인자(TNF-α)가 발현되는 것을 억제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전체 TNF-알파 억제제 시장은 5년 전인 2012년 3분기(240억원)보다 75.0% 치솟으며 빠른 속도로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계 시장 규모는 121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2% 늘었다.
다국적제약사의 신약 제품 틈바구니에서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선전하는 시장 판도가 형성 중이다.
품목별 매출을 보면 애브비의 ‘휴미라’가 독주체제를 굳히는 분위기다. 휴미라의 3분기 매출은 17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1% 늘었다. 2위 ‘레미케이드’를 80억원 이상 앞서며 멀찌감치 달아났다. 올해 3분기 기준 TNF-알파 억제제 시장에서 휴미라의 점유율은 42.6%에 달한다. 휴미라는 올해 3분기 누계 5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휴미라의 가장 큰 장점은 TNF-알파 억제제 중 가장 많은 14개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레미케이드(8개), 엔브렐(5개)보다 처방영역이 광범위하다.
얀센의 ‘레미케이드’가 90억원 안팎의 분기 매출(1분기 93억원, 2분기 92억원, 3분기 98억원)로 2위 자리를 견고하게 수성했다.
얀센의 ‘심퍼니’와 화이자의 ‘엔브렐’ 등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과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분기 매출 40억~50억원대를 형성하며 3위 경쟁을 펼치는 구도다.
올해 3분기 누계 매출을 비교하면 심퍼니가 144억원의 매출로 전년동기대비 27.3% 상승했고 엔브렐은 134억원으로 8.0% 감소했다.
엔브렐은 2015년 말 바이오시밀러 진출로 매출이 급감한 이후 회복세가 더디다. 지난 2015년 3분기 누계 235억원에 비해 43.0% 하락한 상태다. 엔브렐은 지난 2015년 12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의 발매로 엔브렐의 보험약가가 30% 인하됐는데, 약가인하 폭보다 더 많은 매출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올해 3분기 누계 128억원어치 팔리며 전년보다 13.1% 성장했다. 지난 2012년 말 국내 발매된 램시마는 레미케이드와 같은 ‘인플릭시맵’ 성분의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다.
램시마는 발매 초기에 비해 상승세는 다소 완만해지는 모습이지만 꾸준하게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특히 램시마는 국내 발매 이후 527억원의 매출을 기록히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램시마는 올해 3분기 기준 TNF TNF-알파 억제제 시장에서 9.7%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레미케이드를 포함한 인플랙시맵 시장에서는 30.1%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램시마가 유럽 시장에서 지난 2분기 유럽에서 기록한 점유율 46%(IMS헬스 자료 기준)보다 다소 못 미치는 수치지만 국내 약가구조를 고려하면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램시마의 보험상한가는 36만3530원으로 레미케이드와 격차가 5%에 불과하다. 램시마의 보험약가가 등재됐을 당시 바이오시밀러가 발매되면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도 종전의 70% 수준(2016년 10월 이후 최대 80%)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의 약가를 파격적으로 떨어뜨리지 않는 한 좀처럼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 구조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와 ‘렌플렉시스’는 아직까지는 실적이 미미한 수준이다.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브렌시스는 지난 2015년 12월 국내 발매 누적 매출이 10억원에도 못 미쳤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6억원 가량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브렌시스와 렌플렉시스의 국내 판매 파트너를 MSD에서 유한양행으로 교체하고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