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국내 제약사 CJ헬스케어가 바이오벤처 신테카바이오가 손잡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에 도전한다. 인공지능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의 신약 발굴 플랫폼을 보유한 신테카바이오가 약물 개발 초기 단계를 맡고 CJ헬스케어는 임상시험을 담당하는 협력모델이다.
CJ헬스케어는 13일 신테카바이오와 신약개발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키투르다, 옵디보 등으로 널리 알려진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면역항암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치료제로 내성이 생기면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는 표적항암제와 달리 면역항암제는 환자의 면역체계를 활용하기 때문에 적용환자도 많고 부작용도 적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는 세계 면역항암제 시장이 2015년 16억 달러(1조8700억 원)에서 2020년 350억 달러(40조9000억 원)로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CJ헬스케어는 개발수요가 높은 항암, 면역질환에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신약개발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인공지능을 접목한 스마트 R&D 추진을 위해 신테카바이오와 손잡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연구소기업인 신테카바이오는 최근 인공지능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적용한 항암효과 예측모델을 자체 개발했으며 보유한 슈퍼컴퓨터시스템으로 하루 최대 2000만 개의 후보물질을 800개의 가상 세포주에 적용해 암종에 따른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 여기에 유전체 빅데이터와 인실리코(in silico)기술을 접목시켜 목표로 하는 단백질에 반응성이 높은 선도물질을 도출하거나 최적화 시킬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신테카바이오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가상탐색 및 선도물질 찾기(Lead Compounds discovery) 등 약물 개발의 초기단계를 맡고 CJ헬스케어는 임상시험 및 상용화를 담당한다. 신약개발에 있어 후보물질의 최적화까지의 단계에 전체 개발비용의 약 40% 정도가 소요되기에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은 획기적인 비용절감과 개발기간 단축을 가져 올 수 있다는게 양측의 설명이다.
미국에서는 아톰와이즈(Atomwise), 버그(BERG), 국내에서는 스탠다임 등이 AI 기반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신약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신테카바이오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회사들도 천문학적으로 치솟고 있는 R&D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의 바이오회사들과 협력을 늘리고 있고 가시적인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면서 "매출액과 R&D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최고의 IT기술력을 가진 한국에서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은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