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지난 10년 동안 원료의약품의 수출 규모가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증가액을 압도하면서 원료의약품 적자 폭이 처음으로 5억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완제의약품 수출도 10년 동안 4배 이상 늘었지만 수입액도 지속적으로 늘면서 좀처럼 적자 규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2017년 식품의약품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의약품 수출 규모는 31억2040만달러로 전년대비 5.9% 늘었다. 수입 규모는 56억3632만달러로 13.9% 증가, 의약품 무역적자 규모는 20억248만달러에서 25억1593만달러로 5억1345만달러 늘었다.
10년 전인 2006년과 비교하면 의약품 수출은 9억313만달러에서 22억1727만달러 증가했지만 수입 규모의 증가액(20억7473억달러)도 비슷한 수준이어서 적자 규모는 큰 변동이 없었다.
완제의약품과 원료의약품의 수출입 현황을 보면 희비가 크게 엇갈린다. 완제의약품은 수출과 수입 모두 큰 폭으로 늘면서 적자 폭을 줄이지 못하는 반면 원료의약품은 수출의 선전으로 적자 규모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완제의약품 수출 규모는 17억1133만달러로 2006년 4억878만달러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완제의약품 수입 규모는 2006년 18억7642만달러에서 지난해 37억4416만달러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수출 증가율이 수입을 압도했지만 증가액은 수입이 더 많아 적자 규모는 14억6764만달러에서 20억3283만달러로 5억달러 이상 확대됐다.
원료의약품의 경우 수출은 2006년 4억9434만달러에서 2016년 14억907만달러로 9억147만달러 증가했고, 수입은 16억8517만달러에서 18만9216만달러로 2억699만달러 늘었다.
수출 증가액이 수입 증가액보다 월등히 많아 원료의약품 적자 규모는 2006년 11억9083만달러에서 지난해 4억8309만달러로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추세라면 향후 5년 이내 원료의약품의 흑자도 가능한 흐름이다.
10년 전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의 적자 폭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원료의약품의 수출 선전으로 지난해에는 완제의약품의 적자 규모가 원료의약품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완제의약품의 경우 국내개발 신약의 성과는 매년 늘고는 있지만 아직 해외 시장에서 괄목한 성과를 내는 사례는 드물지만 원료의약품은 수출 판로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엇갈린 지표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유한양행, 에스티팜 등은 다국적제약사 신약의 원료의약품을 공급을 늘리면서 양호한 수출 실적을 내고 있다. 종근당바이오, 에스텍파마, 경보제약 등 원료의약품 업체들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액 중 절반 이상을 수출을 통해 거두기도 했다. 종근당바이오는 상반기 매출 696억원 중 82.0%(497억원)를 해외 시장에서 올렸고 에스텍파마와 경보제약의 수출 비중은 각각 59.0%, 51.6%에 달했다.
지난해 기준 원료의약품 수출국 중 일본이 가장 많은 3억282만달러를 기록했고 아일랜드(3억2884만달러), 중국(9343만달러), 미국(8581만달러), 독일(6074만달러), 인도(5477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