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올해 국내 바이오제약기업의 기술이전 성과 중 가장 돋보인 곳은 한올바이오파마였다. 중국과 스위스 제약기업과 연이어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바이오제약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확인시켰다. 제넥신, 레고켐바이오, 툴젠, 유틸렉스 등 바이오기업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28일 바이오스펙테이터가 2017년 국내 바이오제약회사들의 주요 기술이전 성과(바이오스펙테이터 기사 기준)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 총 12건의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됐다. 상반기는 기술이전 성과가 3건으로 다소 잠잠했지만 하반기에 9건이 몰렸다.
올해의 스타는 단연 한올바이오파마였다. 한올바이오파마는 9월 중국 하버바이오메드에 안구건조증 신약(HL036), 자가면역질환 항체 치료제(HL161)의 중국 판권을 8100만 달러에 기술이전한 데 이어 12월에는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스위스 제약기업 로이반트사이언스에 HL161의 글로벌 판권을 5억 250만 달러에 이전했다. 총 6억 8350만 달러에 이르는 계약으로 계약금만 3400만 달러를 수령했다. 일본 등과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추가 성과를 기대해 볼만하다.
제넥신 역시 이달 중국 I-Mab에 면역치료제 ‘하이루킨(HyLeukin)’의 중국 판권을 이전하는 5억 60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어 주목받았다. 이번에 기술이전한 하이루킨은 암, 감염질환, 림프구감소증 등 다양한 질환에 적용 가능한데 이번 계약은 암에 대한 적응증에 국한돼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도 있다.
유틸렉스는 9월 중국 화해제약에 면역항암제 EU101을 기술이전했는데 850만 달러의 계약에 3000만달러의 지분투자까지 더해진 계약이었다. 경구용 항암제 개발 기술을 가진 대화제약 역시 중국 RMX바이오파마에 리포락셀액을 2500만 달러에 기술이전했다.
툴젠은 세계 1위 종자기업 몬산토에 식물분야 크리스퍼(Crispr-Cas9) 특허의 비독점적 글로벌 통상실시권을 이전해 주목받았다. 이번 계약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특허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이 국내 바이오벤처인 툴젠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몬산토는 툴젠의 유전자가위 특허를 옥수수, 콩, 면화 등 몬산토의 주요 작물 개발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간의 기술이전 계약도 있었다. 레고켐바이오는 5월 국내 개발전문 바이오텍인 브릿지바이오에 오토택신 저해 신약후보물질 LCB17-0877 및 이의 백업물질에 대한 글로벌 전용실시권을 기술이전했다. 개발단계에 따라 최대 300억의 기술이전료 및 별도의 경상로얄티를 지급받는 계약으로 브릿지바이오가 개발 중간 단계에서 제3자 대상 기술이전을 하는 경우 양사는 수익을 분배키로 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이후 138억원의 시리즈B 펀딩을 통해 오토택신 저해제 개발 자금도 확보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이후 9월 조인트벤처 검 테라퓨틱스(Geom Therapeutics)에 그람음성 수퍼항생제와 병용투여제로 사용되는 베타락탐분해효소저해제(β-lactamase Inhibitor, BLI) 후보물질 LCB18-0055를 기술이전 했다. 기술이전 하는 대가로 향후 해당 후보물질이 제 3자에 기술이전 될 경우, 지분에 따른 이익배분(Profit Sharing)과 별도로 1억 달러의 마일스톤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국내 연구기관과 바이오제약기업간의 기술이전 계약도 눈에 띈다. KIST의 GABA 기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와 모노포스포릴 지질A 직생산 균주 기술은 각각 메가바이오숲과 유바이오로직스에, GIST의 방광평활근 특이적인 BKCa 채널 활성화용 조성물은 바이오에프디엔씨에 기술이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