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씨트리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2가지 성장 솔루션을 공개했다. 척수소뇌변성증 치료제 씨트렐린의 임상을 통해 국내 건강보험 적용과 독자적인 펩티이드계열 약물전달시스템(Drug Delivery System, DDS) NHM(Nanoporous Hydrogel Matrix)을 통한 장기지속형 항암주사제 개발이 그것이다.
김완주 씨트리 대표는 24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를 통해 이 같이 설명했다. 씨트리는 2015년 코스닥에 상장한 펩타이드 플랫폼 기반 의약품 개발기업으로 최대 주주는 대화제약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한국화학연구원을 거쳐 한미약품 부사장 등을 역임한 김 대표가 1998년 창업했다. 김 대표는 "씨트리는 다른 바이오기업과 달리 (매출과 R&D를 모두 잡는) 투트랙전략을 쓰고 있다"면서 "R&B 투자를 하면서도 이익이 균형을 맞출 정도로 탄탄한 조직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척수소뇌변성증 치료제 '씨트렐린' 건강보험 적용 추진
씨트리의 현재 주력 제품은 리바스티그민(Rivastigmine) 계열인 '엑셀씨'다. 지난해 오리지널 제품인 노바티스의 엑셀론이 불법 리베이트로 인해 6개월 보험급여 정지를 받으면서 엑셀씨의 매출이 껑충 뛰었다. 김 대표는 "엑셀씨가 약 50억원대 매출 규모로 성장했다"면서 "하루 한번 먹는 제형(현재는 하루에 두번)으로 경구제를 주사제로 개발하는 연구를 통해 엑셀씨의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씨트리는 파킨슨병 장기지속형 주사제 및 경구용 개량신약 등도 개발해 엑셀씨의 뒤를 잇는다는 계획이다.
씨트리는 여기에 더해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허가받은 척수소뇌변성증 치료제 씨트렐린의 임상을 통해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한다. 국내 시장이 그리 크진 않지만(연 360억원 규모) 하나의 안정적인 매출 창구를 만들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씨트렐린은 일본에서 가져온 물질로 허가를 받았는데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 보건당국에서 임상을 제안해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2019년 임상을 마치고 오는 2020년 보험급여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척수소뇌변성증은 소뇌 또는 소뇌 경로의 기능 장애에 의해 발생되는 질환으로 보행장애, 사지 운동실조, 언어 장애 등이 나타난다. 씨트리의 이번 임상은 서울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대 구로병원 등을 포함해 총 8곳의 종합병원과 연계해 약 3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회사 관계자는 "희귀 질환은 특정 병원에 환자가 몰려 있어 임상참여자 300명을 확보하는 것은 큰 무리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임상 후에 씨트렐린이 보험급여가 적용되면 환자의 연간 치료비 부담은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희귀 질환 환자 부담금이 10%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864만 원의 연간 치료비용이 급여 후 연 86만원 수준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NHM 약물전달시스템 통해 항암제 '졸라덱스' 계량
씨트리는 핀란드 약물전달시스템(DDS, drug delivery system) 전문 업체 델시테크(Delsi-Tech)와 함께 '장기 지속형 항암 주사제'를 개발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씨트리의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씨트리가 개발하는 항암 주사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전립선암 치료제 졸라덱스(Zoladex)를 개량한 것이다. 졸라덱스는 호르몬 치료 요법의 약물로 뇌하수체의 호르몬 생산을 감소시켜 암세포의 성장을 멈추게 하거나 크기를 줄인다. 용량에 따라 최소 28일 간격으로 복부에 임플란트 형태로 투여하기 때문에 멍이나 발적, 투여 시 불편감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졸라덱스가 독점하고 있는 고세렐린 제형의 글로벌 항암 주사제 시장 규모는 약 1조원이다.
김 대표는 "졸라덱스의 경우 16게이지(1.7mm)의 굵은 주사 바늘을 사용해 국소마취를 해야 했지만 우리는 25게이지(0.514mm)의 얇은 주사 바늘을 사용해 통증을 줄일 수 있어 환자의 편의성과 복약 순응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씨트리는 하이드로겔 매트릭스(hydrogel matrix)를 이용한 새로운 약물전달시스템을 확보했다. NHM(Nanoporous Hydrogel Matrix)이라 불리는 DDS로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는 마이크로스피어(microsphere) 방식보다 효능과 안전성 뿐 아니라 제조비용에서 모두 우수하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특허 관계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신체조직에서 완전한 생체분해 및 용해가 되며 생체분해에서 인비트로-인비보 상관성도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씨트리는 올해 4분기 유럽 1상에 돌입해 2023년 글로벌 시장에 제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NHM을 활용하면 인슐린, 항바이러스제 등 다양한 의약품의 지속형 제형 개발이 가능하다"면서 "더 많은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