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바이오시밀러 지속적인 상승세, 면역치료제 개발 및 병용요법의 확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투자 확대, 유전자·RNAi 치료제 시대의 도래...
조영국 글로벌벤처네트워크 대표가 말하는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핵심 이슈다. 조 대표는 지난 26일 쉐라톤 팔레스서울 강남호텔에서 열린 바이오산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이달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참관 후기를 소개했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전세계 바이오산업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행사로 올해는 500개 회사 1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조 대표가 이번 컨퍼런스에서 본 바이오산업계의 이슈 중 하나는 바이오시밀러의 성장세다. 그는 "한정된 의료비 재정 하에서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니즈(needs)는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휴미라(Humira)와 아바스틴(Avastin)의 바이오시밀러를 가진 암젠(Amgen)이 레미케이드(Remicade)와 리툭산(Rituxan)의 3상을 진행함과 동시에 솔리리스(Soliris)의 바이오시밀러 1상을 시작한 것이 좋은 예다. 조 대표는 "이렇게 아껴진 의료비 재정은 다시 혁신적이지만 높은 가격이 붙은 신약의 재원으로 사용된다"면서 "정반대 극단에 있는 바이오시밀러와 혁신신약을 동전의 앞 뒷면처럼 밀접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면역(항암)치료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졌다. 면역치료제(Immunotherapies)는 전세계에서 26개가 승인됐으며 271개의 타깃(targets), 2004개의 파이프라인이 현재 개발 중에 있다. CAR-T의 경우 162개 약물이 임상단계에 있다. 그는 "항 PD-1, 항 PD-L1 계열의 면역항암제에 대한 반응률을 높이기 위한 병용 요법 연구가 대세"라면서 "새로운 기전의 LAG-3, IDO-1 저해제 등과 병용요법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이트의 경우 현재 IDO-1 저해에 외에도 AXL/MER 또하는 TIM-3/LA3-3 저해제를 개발하고 있다. 조 대표는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이 굉장히 많이 진행되면서 미국에서는 환자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좋은 암(?)은 약값 없이 임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현지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알츠하이머 정복을 위한 끝없는 노력도 계속된다. 아밀로이드 베타를 타깃하는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 (Aducanumab)과 로슈의 갠테네류맙(Gantenerumab)의 임상 3상이 2019년에 종료 예정이어서 관심을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이번 컨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DDF(Dementia Discovery Fund)와 스타트업에 각각 5천만 달러씩 총 1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
새로운 시장을 여는 유전자치료제와 RNAi치료제도 주목받았다. 스파크 테라퓨틱스(Sparks Therapeutics)의 유전자 치료제인 룩스투나(Luxturna)가 2017년 12월 FDA에서 승인받았고 바이오마린(BioMarin)의 혈우병 A 치료제 BMN270(임상 3상 중)와 블루버드(Bluebird)의 소아 뇌 부산백질이영양증(CCALD)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인 Lenti-D(임상 3상 중) 또한 상업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앨라일람의 hATTR 아밀로이드증에 대한 RNAi 치료제 파티시란(Patisiran)이 임상 3상을 마쳤으며 안티센스(antisense) 기반 기술을 보유한 아이오니스(Ionis)도 동일한 적응증에 대한 치료제인 이노테센(Inotersen)의 연내 FDA 허가를 예상하는 등 RNAi 플랫폼도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는 활발한 딜(deal)과 투자(investment) 소식도 들려왔다. 덴마크의 노보노디스크는 벨기에 항체 치료제 개발기업 애블링스(Ablynx)를 인수하기 위해 31억 달러를 제시했다. 애블링스는 희귀 출혈질환(Rare bleeding disorder) 항체 치료제 'Caplacizumab'을 개발중인데 노보노디스크의 1차 제안을 거절하고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셀진(Celgene)은 11억 달러에 신생 기업인 임팩트 바이오메디신즈(Impact Biomedicines)를 인수했다. 임팩트는 JAK2 inhibitor인 'Fedratinib'로 골수섬유증 임상 3상을 막 끝냈다.
조 대표는 "국내 제약바이오는 아직 후진국, 변두리에 머물러 있다"면서 "하지만 신약개발에 대한 노력을 꾸준히 하면 10년, 15년에는 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JP모건 헬스 컨퍼런스 이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방문했다고 했다. 조 대표는 "CES에서는 삼성과 LG가 주인공이다. 30년 전에는 일본 회사의 하청을 하던 회사가 최고가 된 것"이라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도 그렇게 될 수 있다. 지금 거품이라고 하지만 열심히 (성과를)내면 거품이 현실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