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암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허쥬마’가 유럽 관문을 통과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트룩시마’에 이어 유럽에 데뷔하는 3호 제품이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8개 제품이 유럽 시장에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13일(현지시간)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유방암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트주맙)의 판매허가를 받았다고 14일 밝혀다. 조기유방암과 전이성유방암, 전이성위암 등 오리지널 의약품의 전체 적응증에 대해 판매 허가를 승인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허쥬마의 허가승인 권고 의견을 받은데 이어 2달만에 최종 시판허가를 받았다.
허쥬마는 로슈의 항암제 ‘허셉틴’과 동일 성분으로 구성된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다. 연간 약 8조15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유럽 시장 규모는 연간 약 2조4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셀트리온은 이번 허쥬마의 유럽 판매 허가 승인으로 영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을 포함한 EU 28개국과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이 속한 유럽경제지역(EEA) 3개국 등 유럽 총 31개국에서 별도의 허가승인 절차 없이 허쥬마를 판매할 수 있다.
이로써 셀트리온은 유럽 시장에 총 3개의 바이오시밀러를 내놓는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3년과 지난해 각각 ‘램시마’와 ‘트룩시마’의 유럽 승인을 받았다. 램시마와 트룩시마의 오리지널의약품은 각각 ‘레미케이드’와 ‘맙테라’다.
셀트리온 측은 “램시마와 트룩시마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으로 유럽 파트너사들의 반응이 뜨겁다”라고 시장 성공을 자신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와 트룩시마의 성공적인 유럽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 및 기존 해외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2월 초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개최된 셀트리온헬스케어 인터내셔널 서밋을 통해 허쥬마의 론칭 준비를 완료했으며, 즉시 유럽 상업화에 돌입하여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유럽 시장에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시판 허가는 허쥬마가 2번째다. 앞서 지난해 11월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트루잔트’가 유럽 허가를 받은 바 있다. 허가 시기의 격차가 3달에 불과해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업체 2곳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특히 지난 2013년 램시마를 시작으로 5년 만에 총 8개의 국내개발 바이오시밀러가 유럽에서 시판승인을 획득하는 성과를 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5개(엔브렐, 레미케이드, 허셉틴, 휴미라, 란투스)에 대한 바이오시밀러를 유럽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 2016년 1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를 시작으로 2년 만에 5개의 제품을 허가받았다.
이 중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SB9(유럽 제품명 ‘루수두나’)는 자체개발이 아닌 MSD에 개발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이어서 기대 수익이 크지 않고,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는 특허 문제로 빨라야 올해 말께 판매가 가능해 실질적으로 올해 매출이 발생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는 총 3종이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가 글로벌 경쟁사에 비해 시장 진입 시기도 빨라 경쟁력도 높게 평가된다. 셀트리온의 경우 램시마와 트룩시마가 가장 먼저 등장한 퍼스트바이오시밀러며 허쥬마도 퍼스트 바이오시밀러와의 격차가 3개월 가량에 불과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엔브렐(베네팔리)과 허셉틴(온트루잔트) 시장에서 퍼스트바이오시밀러를 배출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에서도 이미 각각 1개의 바이오시밀러를 허가받고 판매 중이다.
이미 유럽 시장에서의 성과도 구체화하고 있다. 램시마는 유럽 시장에서 오리지널의약품(레미케이드) 시장의 49%를 점유하며 견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베네팔리는 지난해 유럽에서만 3억7080만달러(약 3940억)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