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하버드대학의 케빈 에간(Kevin Eggan) 교수 연구팀은 STMN2가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근위축성축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타깃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힌 논문을 지난 14일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TDP-43 단백질(Transactive response DNA 결합 단백질)과 Stathmin2(STMN2)간의 연관성을 밝혔다.
TDP-43은 ALS에서 나타나는 주요한 병적 단백질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핵 안에 존재하여 정상적인 스플라이싱(RNA 전사체 생성 과정) 조절과 전사체의 안전성 유지에 관여한다. 하지만 ALS 환자의 운동뉴런세포(hMNs,human motor nerons)에서는 세포질에 위치하여 정상적인 RNA 전사체 조절을 못하고 TDP-43 단백질 응집체가 축적되어 운동신경세포의 기능을 파괴한다. 연구팀은 TDP-43에 의해 망가진 운동뉴런을 STMN2의 안정화를 통해 증식, 재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연구팀은 TDP-43이 타깃으로 하는 RNA를 확인하기 위해서 인간 운동 뉴런을 사용하여 RNA 시퀀싱을 진행하였다. 살아있는 환자의 뉴런을 분리해낼 수 없기 때문에 인간만능줄기세포를 운동뉴런(hMNs)으로 분화시키는 접근 방법을 개발하였다.
이후 인간줄기세포 유래 운동 뉴런에서 TDP-43의 발현을 감소시킨 후 RNA 시퀀싱을 사용하여 유전자 발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하였다. TDP-43을 조작하였을 때 변화된 885개의 유전자 중 STMN2가 가장 민감한 변화를 나타냈다. 이 유전자는 미세소관의 안정성을 조절하는 인자로 정상적인 운동뉴런의 증식 및 재생에 중요한 유전자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기존의 연구결과들에 따르면 TDP-43이 완전한 스플라이싱을 유지하기 위해 비보존적(nonconserved) 또는 크립틱(cryptic) 엑손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크립틱 엑손은 평상시에는 억제되어 있지만 TDP-43과 같은 조절 단백질에 의해 발현이 되기도 한다. TDP-43이 소실되면 크립틱 엑손이 RNA 전사체에 포함되어 번역을 방해하고 넌센스 돌연변이를 일으켜 전사체의 양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TDP-43의 발현 감소로 STMN2 유전자에 존재하는 크립틱 엑손이 활성화되어 새로운 STMN2 mRNA가 발현됨을 확인하였다. 이 때 발생한 재조합 mRNA는 조기 종결코돈에 의한 난센스(nonsense)의 발생으로 기능성 단백질로 생성되지 못해 뉴런 축삭을 성장, 재생시키기 위한 구성요소들을 만들지 못한다.
TDP-43의 돌연변이와 소실은 STMN2의 발현을 감소시킴을 확인하였고, STMN2가 뉴런의 증식 및 재생에 중요한 인자로 작용한다는 것을 검증하였다. 따라서 STMN2의 정상적인 발현을 회복시킴으로서 운동신경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며 새로운 치료 타깃으로 이용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팀은 이 발견이 사람의 세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지 확인하기 위해 ALS 환자의 사후 샘플을 사용하여 RNA시퀀싱 자료를 얻었다. 시퀀싱 데이터를 통해 크립틱 엑손이 ALS 환자 척수 샘플에서는 나타나지만 대조군(정상 척수 조직) 자료에서는 나타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에건 교수는 “이 실험은 환자에서 STMN2를 고치는 것이 질병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명확한 경로를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의 발견은 질병의 유전적인 원인에 관계없이 아주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ALS 치료법에 대한 명확한 접근법을 제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