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BMS(Bristol-Myers squibb)의 만성골수성백혈병(CML) 치료제 '스프라이셀(Sprycel)'이 PD-1 항체의 암세포 성장저해 효능을 높인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PD-1 항체는 종양의 면역관문 회피기전을 저해하는 면역항암치료제로 자리를 잡았지만 단독 투여시 약물 반응률이 낮아 다른 면역관문억제제나 화학 항암제와의 병용요법이 시도되고 있다.
시더스-사이나이 의학센터(Cedars-Sinai Medical Center) 연구팀은 PD-1/L1 치료제의 효율을 개선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법으로 스프라이셀과 PD-1 항체의 병용요법에 대해 BMS 및 콜로라도 대학 연구팀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는 지난 20일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에 게재됐다.
BMS는 이번 논문에 발표된 마우스 실험 결과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임상연구를 시작한 상태다. 비소세포폐암에서 PD-1 저해제인 '옵디보'와 '스프라이셀'을 병용투여하는 임상 2상시험(NCT02750514)을 진행중이다. 임상 결과는 2021년 4월에 나올 예정이다.
연구팀은 마우스에 PD-1항체와 스프라이셀(Sprycel, 성분명 : Dasatinib)을 병용투여 했을 때 단독투여보다 종양의 크기가 감소한다고 밝혔다. 스프라이셀(Sprycel)은 수용체 타이로신 인산화효소(RTK)인 DDR2 저해제로 200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만성골수성백혈병(CML)의 2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최근에는 FDA로부터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아이들의 1차치료제로 승인됐다.
연구진은 PD-1 항체와 함께 암세포 사멸을 촉진시킬 수 있는 유전자 스크리닝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타깃 유전자 발현을 억제할 수 있는 shRNA(short hairpin RNA)를 이용해 종양에서 FDA 승인 항암제들의 타깃 유전자 발현을 감소(knockdown)시켰다. shRNA를 처리한 종양에서 PD-1 항체에 반응해 종양세포의 사멸이 많이 유발되는 유전자를 스크리닝하였다. PD-1항체를 처리한 마우스에서 종양세포의 사멸이 가장 많이 유발된 유전자로 DDR2(discoidin domain receptor tyrosine kinase 2)가 선별됐다.
DDR2는 수용체 타이로신 인산화효소(RTK, Receptor Tyrosine Kinase)의 한 종류로 세포외기질의 콜라겐과 결합하여 세포내 신호전달, 세포의 성장, 분화,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다. 종양세포에서 DDR2를 비롯한 RTK 유전자들의 돌연변이가 유발되어 RTK 저해제는 종양의 성장과 신호전달을 막기위한 약물로 개발되어 왔다.
연구팀은 DDR2의 발현을 저해한 종양에서 PD-1 항체 약물에 의한 종양생성 정도가 달라짐을 확인했다. 발표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shDDR2를 사용해 DDR2 유전자의 발현을 감소(knockdown)시킨 마우스에 PD-1 항체를 처리한 다음 22일 후 폐전이를 관찰한 결과 PD-1 항체를 처리한 군에서 종양의 성장이 억제됐다.
특히 DDR2가 종양의 항원에 반응하여 세포독성 T세포를 증식시키는 면역반응에 있어서 종양과비장에서 CD8+T세포를 증식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구팀은 Cytometry by time of flight(CyTOF)로 종양에서 발현되는 단백질 인자들을 분석하여 세포를 분류하였고, 스프라이셀(다사티닙)과 PD-1 항체를 병용투여한 마우스의 종양에서 CD8+T세포 증식을 확인했다. CD8+T세포가 증식된다는 것은 면역시스템이 활성화되어 종양세포의 사멸이 유도된다는 의미이다.
댄 데오도레스큐(Dan Theodorescu) 시더스-사나이 의학센터 (Cedar-Sinai Medical center) 종양 부서 책임자는 “스프라이셀과 항 PD-1 병용투여한 연구에서 마우스의 치료율이 10-15%에서 어떤 경우 90%까지 올라갔다”며 “이번 연구결과가 임상시험에서 확인되면 두 약물을 병용투여해 방광암, 유방암, 결장암, 흑색종 및 육종암에서 종양을 더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