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일본 후지필름이 바이오젠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인수하며 바이오의약품 CDMO(Contract Development & Manufacturing Organization) 사업 확장에 나섰다. 바이오의약품 CDMO는 바이오의약품의 세포주, 프로세스 등 개발부터 전임상·임상·상업화 물질의 생산까지 수탁하는 사업으로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후지필름은 12일(현지시간) 덴마크 힐레뢰드(Hillerød)에 위치한 바이오젠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텍사스와 노스캐롤라이나, 영국의 티스사이드에 이은 4번째 해외 대규모 생산시설 확보를 위한 것으로, 후지필름은 이번 인수를 위해 8억9000만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바이오젠 힐레뢰드 생산시설은 세포배양 유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9만리터(6x1만5000리터) 바이오리액터를 포함해 조립, 라벨링 및 포장 시설, 품질관리 실험실과 창고 등을 갖추고 있다.
후지필름은 2017년부터 자회사 FDB(Fujifilm Diosynth Biotechnologies)를 설립해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제조 OEM 사업을 전개해왔다. FDB는 "해당 시설은 우리의 Saturn 항체 서비스(Saturn mAb services)로 구현된 현재 ‘스케일 아웃(Scale out, 배치를 늘려 생산능력을 높이는)’ 비즈니스모델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는 2019년 8월경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후지필름은 이번 인수의 일환으로 바이오젠과 제조 서비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후지필름은 힐레뢰드 생산시설에서 ‘티사브리(나탈리주맙)’와 같은 바이오젠의 상업화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Shogetaka Komori 후지필름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투자를 통해 바이오젠의 생산시설과 후지필름의 자원을 결합해 바이오 CDMO 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에 발맞춰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제조 OEM 시장은 매년 높은 비율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들은 단일클론 항체의 효율적인 전달을 위한 ‘Saturn mAb solution’과 E.coli 미생물 발현 기술 ‘pAVEway microbial(E.coli)’, 차세대 포유류 발현 시스템인 ‘Apollo X’ 등을 플랫폼 기술로 보유하고 있다.
후지필름은 전임상부터 상용화까지 넓은 범위의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개발과 제조의 전과정을 대응할 수 있는 체제 구축을 위해 큰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지난해 세포배양액 기업인 Irvine Scientific과 IS Japan을 8억달러를 지불하고 합병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미국과 영국 내 기반시설에 2년간 100억엔(약 1000억원)의 추가 설비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7년부터 CDMO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27건의 CMO 수주와 14건의 CDO/CRO 프로젝트 등 총 41건을 수주했다고 공개했다. 또한 20개 이상의 기업들과 수주를 협의하고 있으며 2019년 말까지 CMO 12건, CDO/CRO 10건 이상 추가로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18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USA’에서 바이오CDMO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한 연구기관 및 바이오텍과 신약개발 파트너링을 체결하고 양사간 협력을 통해 신약개발을 위한 CDMO를 추진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형태의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