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100만명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을 위해 고려해야 할 점들이 제안됐다. 특히 산학연 연계를 통한 빅데이터 구축과 이를 통한 효율적 공유활용체계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은정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생명기초사업센터장은 17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바이오경제시대, 글로벌 바이오강국 도약을 위한 생태계 활성화 전략 토론회'에서 "헬스케어 빅데이터는 정밀의료시대 실현의 원동력"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달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을 통해 100만 바이오빅데이터 구축방안을 발표했다. 향후 10년간 100만명(암·희귀질환자 40만명, 건강인 60만명)의 유전체 정보, 의료이용·건강상태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인체정보는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에 보관해 환자 맞춤형 신약·신의료기술 연구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100만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방안의 실현 가능성 및 유용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내인 중심의 100만명 빅데이터 구축의 필요성부터 현실적인 구축 가능성, 데이터의 유용성까지 문제를 제기한다. 정부가 지금까지 포스트 게놈 다부처유전체 사업 등 다양한 과제를 통해 유전체 빅데이터를 수집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현 상황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당장 바이오스펙테이터가 바이오기업 CEO 25명을 대상으로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 중 가장 시급한 현안을 묻는 질문에 '100만명 바이오 빅데이터'를 선택한 이는 한명도 없었다. 바이오텍 관계자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개발에 한국인 중심 100만명 빅데이터가 유용한지 의문"이라면서 "국내 암·희귀질환자 40만명의 데이터를 동의를 받아 수집하는 것은 인권 문제로 연결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헬스케어 빅데이터는 바이오의약산업의 새로운 혁신을 위해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개인 맞춤형 의약품 개발, 개인 유전체 분석 서비스 실시, 인공지능 신약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다만 "현재 국내는 기관별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역량과 제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미흡한 상황"이라면서 "과거 데이터 구축 사업이 활용되지 못한 사례를 통해 최적화된 구축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전제 빅데이터 구축을 통해 개인이 기대할 수 있는 효과, 보상에 대한 충분한 설명, 홍보를 통해 사회적 합의 및 자발적 참여가 가능한 요건 조성도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보건의료 수준, 정책 환경 등을 반영한 유전체 빅데이터 활용목적, 적정데이터 규모, 생산방법에 대해 산학연 전문가들 간의 의견수렴 및 합의과정도 필요하다. 특히 구축된 빅데이터가 연구개발 및 산업계 다각적으로 활용되도록 지원하는 최적의 공유 활용 플랫폼 구축 실행방안이 체계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김 센터장은 "비식별 헬스케어데이터의 자유로운 활용을 위해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이나 기업이 헬스케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헬스케어 빅데이터 기반 연구, 산업 수요에 따른 인력양성계획과 산학연 기술주체간 융복합 협력연구를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