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봉나은 기자
스웨덴 바이오제약사 이뮤니쿰(Immunicum AB)은 전이성 신세포암(metastatic Renal cell carcinoma, mRCC) 환자를 대상으로 동종 수지상세포 백신 ‘ilixadencel’과 화이자의 ‘수텐트(Sutent, 성분명: sunitinib)’를 병용하는 MERECA 임상2상(NCT02432846)의 결과를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ilixadencel과 수텐트로 병용 치료받은 환자 11%에게서 완전반응(CR)이 관찰되고, 63%에게서 18개월 생존율이 확인됐다는 결과다. 반면, 대조군으로 수텐트를 단독 투여받은 환자 중 완전반응(CR)이 관찰된 환자는 4%, 18개월 생존율은 66%로 확인됐다. ilixadencel을 표준 치료제인 수텐트와 병용했을 때, 완전반응(CR)을 보인 환자 수는 더 많았지만, 1차 종결점 평가기준으로 설정한 18개월 생존율은 더 낮았다. 업계에서는 임상의 평가기준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 결과에 실패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평가기준 전체 결과가 분석되지 않아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발표 이후 이뮤니쿰의 주가는 20% 하락했다.
이뮤니쿰은 환자의 자가 세포가 아닌 공여자의 수지상세포를 사용해 기성품(off-the-shelf)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ilixadencel’을 개발했다. ilixadencel은 건강한 성인의 혈액에서 얻은 활성화된 동종 수지상세포로, 고형암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ilixadencel을 종양 내 투여하면, 염증반응을 유발해 환자의 체내 세포독성 T세포의 종양 특이적 활성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전세계에서 매년 신세포암을 새로 진단받는 환자는 약 27만3000명 정도다. 전체 암종의 2~3% 수준이다. 현재 신세포암에게 처방되는 표적 치료제는 약효 지속기간이 짧고, 생존율 개선이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효과적이고 비용 효율적이며 부작용이 적은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질환이다.
이뮤니큼은 새로 진단받거나, 예후가 좋지 않은 전이성 신세포암 환자 88명을 대상으로 MERECA 임상을 수행했다. 환자는 무작위로 2:1 비율의 ‘ilixadencel’과 ‘수텐트’를 함께 투여받는 병용 치료군과, ‘수텐트’ 단독 치료군으로 나뉘었다. ilixadencel+수텐트 병용 치료군에게는 신절제술(nephrectomy) 14일 전 ilixadencel을 2회 종양 내 투여한 후 수텐트를 투여하고, 수텐트 단독 치료군에게는 신절제술 이후 수텐트를 투여했다.
임상의 1차 종결점으로 전체 생존율(중간값)과, 18개월 생존율을 평가하고, 2차 종결점으로 안전성, 내약성, 객관적반응률(ORR) 및 종양 내 침투한 T세포 수 등을 평가했다.
88명 환자 중 70명(ilixadencel+수텐트 병용 치료군 45명, 수텐트 단독 치료군 25명)이 평가 가능했다. 그 결과, 완전반응(CR)은 ilixadencel+수텐트 병용 치료군에게서 11%(5/45명), 수텐트 단독 치료군에게서 4%(1/25명)였다. 18개월 생존율은 병용 치료군 63%, 단독 치료군 66%로 확인됐다.
이뮤니쿰은 전체 생존율, 무진행 생존기간(PFS), 종양이 진행되는 시간(Time to Tumor Progression, TTP) 및 내약성 결과가 치료군과 대조군에게서 유사하게 나타나고, 안전성은 이전 임상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종양 침투 T세포 수 평가는 분석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Carlos de Sousa 이뮤니쿰 대표는 “이번 MERECA 임상의 주요 목표는 ilixadencel과 표준치료요법의 병용치료에서 치료 이점을 찾는 것”이었다며, “진행성 암 환자에게서 확인된 완전반응(CR) 결과는 ilixadencel에 대한 이뮤니쿰의 비전을 뒷받침하는 만큼 이번 임상의 전체 결과를 분석하고, 이 결과에 기반해 계속해서 ilixadencel 임상개발을 개선하고 가속화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