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헬릭스미스가 13일 당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DPN) 임상 3상 결과와 관련해 "피험약 혼용 가능성으로 플라시보와 엔젠시스의 효과가 크게 왜곡돼 명확한 결론 도출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임상진행 과정의 문제로 미국 3상을 마친 임상결과를 발표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헬릭스미스는 이와 관련해 "위약군 환자 일부의 혈액에서 엔젠시스가 검출됐고 엔젠시스군 일부 환자에서 약물 농도가 지나치게 낮은 것을 발견했다"면서 "이는 데이터 혼용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현재의 데이터만으로는 혼용 피험자에 대한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해 별도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임상의 최종 결론 도출은 내년 시작할 두번째 3상 이후로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르면 2020년말로 예고했던 엔젠시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조건부 허가신청도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헬릭스미스는 Clinical QA 전문가인 Leonard Fish 박사를 단장으로 하는 조사단을 구성해 정밀 조사를 시작했다. 추후 법적 조치 가능성을 고려해 증거 수집과 정밀 분석을 거쳐 명확한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이번 조사는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헬릭스미스는 "오는 11월에 제출할 최종보고서와 12월로 예상되는 임상3상 종료 미팅에서 이를 상세하게 FDA측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의 유효성과 관련해서는 모든 피험자를 분석 대상으로 하는 ITT(Intent-to-treat) 군에서 1차 평가지표인 3개월 통증감소 효과의 차이는 위약과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게 나왔지만, 오류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을 제외한 분석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통증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헬릭스미스는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임상 피험자 전원에 걸쳐 이상반응 빈도가 매우 낮게 나왔고, 약물과 관련됐다고 판단한 중대한 이상반응(SAE)은 없었다"면서 "주사부위 반응도 1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경미한(Grade1) 사례였다"고 설명했다.
헬릭스미스는 후속 임상 3상은 보다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두번째 3상은 향후 6개월 내에 시작해 2021년 말~2022년 1분기 사이에 모두 종료하는 것을 목표로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