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분당서울대병원과 마크로젠은 18일 총 1779명에 이르는 동북아시아인 참조 유전체 데이터베이스(Northeast Asian Reference Database, NARD)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오픈 액세스 저널인 ‘유전체 의학(Genome Medicine, 영향력 지수 10.886)’ 온라인판(https://genomemedicine.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s13073-019-0677-z)에 게재됐다.
이번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에는 한국인 850명을 포함한 몽골인 384명, 일본인 396명, 중국인 91명, 홍콩인 58명 등 총 1779명의 전장 유전체 분석(Whole-genome Sequencing, WGS) 정보와 유전변이 정보가 포함돼 있다. 한국, 몽골,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4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참조 유전체 데이터베이스 중 최대 규모라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참조 유전체(Reference Database)는 수천명에서 수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전장 유전체 염기서열 정보로 구성된 데이터베이스로, 전장 유전체 연관성 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 연구에서 사용된다. 하지만 동북아시아인을 위한 참조 유전체 데이터베이스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참조 유전체 데이터베이스로 알려진 하플로타입 레퍼런스 컨소시엄(Haplotype Reference Consortium, HRC)에서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는 대부분 유럽인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동북아시아인의 비중은 약 1%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이번에 구축한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의 참조 유전체 데이터베이스가 결실값 예측기법(참조 유전체를 활용해 유전변이 정보를 통계적으로 유추해낼 수 있는 기법)의 정확도를 향상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다중유전자위험점수(Polygenic Risk Score, PRS) 기반의 질병 예측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중유전자위험지수는 특정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수백개 유전자의 위치 및 해당 질환의 위험성을 수치화해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동북아시아 4개국에서 각각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체 특성이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몽골인은 서로 다른 유전체 구성을 보였으며 특히 한국인의 유전체 구성은 다른 동북아시아인의 유전체 구성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북아시아인과 같은 대륙별 인종뿐 아니라 국가별 인종에 대한 참조 유전체 구축이 필요함을 나타낸 결과라는 설명이다.
새롭게 구축한 동북아시아인 참조 유전체 데이터베이스는 ‘NARD 임퓨테이션(https://nard.macrogen.com/)’ 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서정선 분당서울대병원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동북아시아인의 유전적 특성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정확도를 자랑하는 참조 유전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며 “현재 1만명 규모의 동북아시아인 2차 참조 유전체 데이터베이스 분석이 마무리돼 내년 초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동북아시아인 질병 관련 유전자 발굴 및 질병 예측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