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텔로머라제를 증가시키는 화합물이 TERT(Telomerase reverse transcriptase) 유전자 및 단백질 발현량 증가를 통해 신경세포를 아밀로이드베타에 의한 독성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생체시계'라 불리는 텔로미어를 합성하는 효소인 텔로머라제는 염색체 말단에 존재하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하는 고유의 기능 이외에 면역 항암 효과, 항염, 항산화, 세포 보호 효과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 벤구리온 대학의 Natalie Baruch-Eliyahu 교수는 지난 2일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Nature Scientic Reports)에 'Telomerase increasing compound protects hippocampal neurons from amyloid beta toxicity by enhancing the expression of neurotrophins and plasticity related genes(텔로머라제 증가 화합물이 뉴로트로핀과 가소성(可塑性)과 연관된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켜 해마 신경세포를 아밀로이드 베타에 의한 독성으로부터 보호함)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번 논문에서 이전의 다른 퇴행성뇌질환 연구들에서 사용된 텔로머라제를 증가시키는 화합물(AGS)을 이용해 TERT 유전자 및 TERT 단백질 발현을 증가시켰다. 이들은 증가된 TERT가 신경세포의 성장, 분화 및 생존에 중요한 neurotrophic factor(NGF, BDNF)들을 항진시키고, 신경재생 및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에 중요한 다수의 기전(Wnt/beta-catenin pathway)을 통해 아밀로이드 베타에 의한 신경세포의 독성을 줄여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진은 아울러 항산화 기능과 항세포사멸과 같은 기전 역시 신경세포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텔로머라제 유전자 및 단백질 발현의 증가를 유발하는 물질이 향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있음을 제시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진행적이며 비가역적 퇴행성 뇌질환으로 점진적인 인지기능의 저하, 기억감퇴 등의 증상을 보이며, 아밀로이드베타 반(amyloid-beta plaque), 신경필라멘트 엉킴(neurofilament tangle)과 신경세포 사멸(neuronal cell death) 등의 특징적인 뇌의 병태생리학적 변화를 보이는 질환이다.
현재까지 다양한 원인 및 기전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노화 역시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소 중 하나이다. 이에 따라 그 동안 노화현상을 설명하는데 중요한 텔로머라제와 알츠하이머병의 병적 기전과의 연관성을 밝히고자 하는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다.
국내기업인 젬백스는 10여년간 텔로머라제와 노화, 그리고 알츠하이머병과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 왔다. 젬백스는 텔로머라제 TERT 부분의 16개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GV1001 이라는 물질이 특히 신경세포에서 항염, 항산화, 염색체 손상 수리, 미토콘드리아 보호 기능 및 세포사멸을 막는 기능들이 있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젬백스는 이러한 기전을 토대로 국내에서 GV1001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임상 2상시험을 진행했으며 그 주요(Top line) 결과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오는 4일(미국시간) 열리는 열리는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 컨퍼런스(Clinical trials of Alzheimer’s Disease, CTAD)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젬백스 관계자는 “그 동안 지속적으로 시행해온 GV1001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서의 기전 관련 연구가 다른 연구기관에서도 유사하게 중요한 것이 확인됐다"면서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 내용들을 충분히 분석하고 반영해 앞으로의 기전 연구와 임상 연구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