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시험관내(in vitro) 실험에서 길리어드의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Remdesivir)'와 말라리아치료제로 사용되는 '클로로퀸(Chloroquine)'이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억제한 결과가 나왔다.
중국 과학원(Chinese Academy of science) 산하 우한바이러스연구소(The Wuhan Institute of Virology, WIV)는 지난 4일 ‘렘데시비르와 클로로퀸은 시험관 내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Remdesivir and chloroquine effectively inhibit the recently emerged novel coronavirus (2019-nCoV) in vitro)'란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인 셀 리서치(Cell Research)에 게재했다(https://doi.org/10.1038/s41422-020-0282-0).
연구팀은 논문에서 7개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시험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된 항바이러스제인 리바비린(Ribavirin), 펜사이클로비르(penciclovir), 니타족사나이드(nitazoxanide), 나파모스타트(nafamostat), 클로로퀸(chloroquine) 5개와 광범위한 항바이러스 약물로 알려진 렘데시비르, 파비피라비르(favipiravir) 2개를 시험했다.
약효는 ▲EC50(half-maximal effective concentration), ▲CC50(half-cytotoxic concentration), ▲SI(selectivity index)의 3가지로 평가했다. EC50은 바이러스를 50% 저해하는 약물의 농도를, CC50은 세포독성이 50% 나타나는 약물의 농도를, SI는 약물과 세포독성 사이의 비율로 높을수록 효과적이고 안전하다.
렘데시비르와 클로로퀸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다른 치료제보다 효과적이었다. 렘데시비리에서 EC50은 0.77μM, CC50은 100μM이상, SI는 129.87이상이고, 클로로퀸에서 EC50은 1.13μM, CC50은 100μM이상, SI는 88.5으로 다른 치료제들과 차이나는 수치를 보였다. 렘데시비르와 클로로퀸의 EC90농도는 각각 1.76μM, 6.9μM로 사람에게 투여가능한 농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감염된 세포주에서 관찰되는 바이러스 핵단백질(virus nucleoprotein, NP)도 렘디시비르와 클로로퀸을 10μM 이상으로 처리하면 제거되는 것을 확인했다.
길리어드가 개발한 렘데시비르는 핵산 작용제(nucleotide analogue) 약물로 바이러스 RNA에 결합해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 기전을 가진다.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되던 렘데시비르는 경쟁 약물과 비교해 높은 사망률을 보이며 임상에서 실패했다. 지난달 말 미국에서 발병한 첫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사용해 하루만에 증상이 호전된 케이스가 NEJM에 보고된바 있다(DOI: 10.1056/NEJMoa2001191).
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치료제와 항염증제로 사용되던 치료제다. 바이러스와 세포의 융합(fusion)에 필요한 엔도솜pH(endosomal pH)를 증가시키고, 세포수용체(cellular receptor)의 당화(glycosylation)을 저해해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기전을 가진다.
한편,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에게 렘데시비르와 클로로퀸을 투여하는 임상이 시작됐다. 미국 임상 정보사이트 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308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를 대상으로 중국서 렘데시비르 임상 3상(NCT04252664)이 진행될 예정이다. 중국 임상등록정보사이트에 따르면 2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를 대상으로 말라리아치료제인 클로로퀸 임상(ChiCTR2000029542)이 진행된다. 또 다른 말라리아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 임상(ChiCTR2000029559)은 3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